심창구 식약청장을 비롯해 안정림 대한화장품공업협회 전무, 프탈레이트 관련 연구 용역을 수행중인 이병무 성균관대 약대 교수, 김지현 주한EU상공회의소 이사 및 식약청 관련 부서 관계자들이 모인 가운데 비교적 부드러운 분위기 속에서 회의가 진행됐다.
식약청은 환경단체의 요구에 대해 현재 해외의 사례들을 종합하고, 연말에 이병무 교수팀의 연구 용역 결과가 나오면 정책 건의 수렴 등을 거쳐 안전기준을 마련한다는 방침을 밝혔다.
이 자리에서 김명정 화장품계사무관은 “프탈레이트를 인위적으로 배합하는 경우 업계에서 자율적으로 성분을 표시하도록 권유할 것”이라며 “필요할 경우 업계와 소비자 단체 등 관련 이해 당사자들이 참가하는 토론회를 개최하는 것도 고려할 수 있다”고 밝혔다.
또한 식약청에서는 향후 프탈레이트와 관련된 최신의 정보를 수시로 입수해 소비자 단체나 관련 업계 등에 신속히 알리겠다는 입장도 밝혔다.
이와 관련해 화장품협회에서는 국내 업체 제품들은 안전성이나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소비자 알권리 차원에서 성분 표시 등도 고려할 수 있다고 밝히고 있다.
식약청과 환경단체들은 각자 이날 회의 결과를 토대로 재차 내부 논의를 거친 후 최종안을 도출해낸다는 계획이다. 식약청 측에서는 “특별한 상황이 닥치지 않는 한 원안대로 갈 것”이라고 대체로 낙관하는 표정이다.
그러나 갑자기 새로운 암초를 만날 수도 있다는 점 때문에 조심하는 분위기다. 위해성 여부에 대한 의혹이 대중 매체와 일부 이해 당사자에 의해 과대포장되고 확대·재생산되면서 문제가 걷잡을 수 없이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 대표적인 예가 바로 생산 및 수입 보류라는 극단적 결과까지 초래한 코직산 파동이란 얘기다.
한편 소비자들의 반응은 그다지 나타나지 않고 있다. 전문점 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매니큐어나 향수, 헤어스프레이와 같은 품목의 매출이 특별히 하락세를 보이지는 않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와 관련해 식약청의 한 관계자는 “오히려 소비자들이 더 현명한 건지도 모른다”면서 각종 생활용품에 광범위하게 함유돼 정상인들의 소변에서조차 일반적으로 검출되는 것에 대해 “프탈레이트의 유해성 여부는 가릴 수 있을 지 몰라도 규제하기는 더욱 힘들 것”이라고 밝혔다. (334호 4면)
- 이봉구 기자 viewsion@csmt.co.kr
- 사진 복세욱 기자 ricky76@csmt.co.krwebmaster@geniepar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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