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통실태와 문제점 무엇이 화장품전문점의 경영난을 불러왔나, 현장에서 느끼는 체감 불경기 지수는 대체 얼마나 되는 것인가 하는 질문은 어느덧 업계의 지나친 걱정은 아닌가 하는 데까지 향한다. 내외의 경쟁 여건은 점점 첨예화돼가고 있지만 그 대응은 상대적으로 느리게 이뤄지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달리 생각하면 재도약의 시점, 지금 전문점들이 안고 있는 문제가 무엇인지 알아보자. |
시판 유통의 위축은 전반적인 서민 경제의 침체와 밀접하게 연관돼 있다고 보면 정확하다. IMF 경제위기 이후 소득과 지출의 양극화는 중소 소매업자들의 어려움을 가중시켰다.
화장품전문점 역시 마찬가지다. 다른 유통경로의 성장세는 가속화되는 반면 화장품전문점은 매출면에서 예전에 못 미친다는 아우성이 높다. 그나마 규모가 좀 되는 매장들은 사정이 나은 편이다. 전체 매장 수에서 대부분을 차지하는 소규모 전문점들은 피부에 닿는 어려움이 더 크다고 한숨이다.
다른 시각의 진단도 종종 제기되고 있다. 한마디로 거품이 빠지는 조정기에 들어섰다는 것이다. 조정기라 하면 다소 긴 측면도 있지만 나름대로 수긍이 가기도 한다.
지난 1990년대 중반부터 IMF 경제위기 직전까지 실물경제의 버블이 극에 달했던 시기 많은 전문점들이 괄목할 성장을 이룬 것이 사실이다. 그때 규모가 컸던 매장들은 갈퀴로 긁듯이 돈을 벌었고 다시 2호점, 3호점을 내기도 했다.
IMF는 일시에 그간의 거품을 제거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서민경제의 위축을 불러왔다.
화장품전문점 또한 그 화살을 비켜가지 못했다. 즉각적인 매출감소는 위기론을 불러왔고, 지금에 이르도록 장기 불황의 모습을 띠고 있다.
여기서 제기되는 의견 가운데 “그간 부풀었던 거품이 빠지면서 상대적으로 손해보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든 것”이란 점도 간과할 수 없다. 버블경제에서 이뤄진 중복과잉투자의 끝은 결국 손실로 밖에 정리될 수 없기 때문이다.
미리 작은 결론을 하나 내자면 소비계층이 제대로 형성된 상태에서 과열의 바람이 지나고 많은 매장들이 철저한 경쟁논리 하에서 사활을 건 경영활동에 나서게 됐다는 점이다.
지금까지 설명한 사실은 화장품전문점업계 내부가 아닌 경제 상황 전반의 급변으로 인한 경영상 어려움의 초래에 관한 것이다. 다른 문제들도 무시할 수는 없겠지만 타 분야와 마찬가지로 경향과 흐름이라는 측면에서 업계에 미치는 영향은 가장 크다고 말할 수 있다.
환경변화 읽지 못하면 돈 못 번다
화장품산업 자체의 변화 역시 예상치 못했던 국면으로 흐르면서 일선 전문점들의 운영에 적잖은 타격을 안겨줬다. 무엇보다 시판 전문점업계가 약화된 직접적 요인을 따지자면 타 유통채널에 의한 잠식 즉, 고객 이탈을 들 수 있겠다.
백화점, 방문판매, 홈쇼핑, 인터넷쇼핑몰 등으로 고객이 빠져나가면서 전문점의 매출이 눈에 띄게 줄어진 것이다. 경제위기, 소비 양극화, 미디어와 인터넷의 발전 등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해서 만들어낸 결과다.
특히 전문점업계에서는 시판과 똑같은 상품을 취급하는 인터넷쇼핑몰에 대한 피해의식이 유난히 컸다. 본지가 지난 7월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도 많은 전문점에서 인터넷쇼핑몰 때문이라는 응답을 표했다.
여러 경제환경과 지표가 급격히 변화하는 와중에서도 전문점들이 제대로 대처하지 못했지 않느냐는 지적도 나름대로 일리가 있다. 앉아서 고객을 기다리는 로드숍의 한계가 화장품전문점에도 그대로 적용된 것이다.
또 다른 문제점으로는 지나친 전문점 간의 경쟁으로 인한 객단가의 하락 등 영업 효율이 떨어진 것을 지적할 수 있다. 앞서 지적했던 버블경제시기에 우후죽순처럼 생겨난 수많은 매장들이 갑자기 어려운 여건에서 경쟁을 하려다 보니 가격 할인, 판촉물 증정과 같은 고육책에 매달리게 된 것이다.
몇 개 덜 팔더라도 적정 마진을 챙기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점은 누구나 다 알지만 다른 매장으로 가는 고객을 끌어오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이 그와 같은 서비스를 제공해야 하는 것이다.
본지 조사결과에 따르면 현재 전문점의 평균 마진율은 20%대에 간신히 머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판촉물 구입에 따른 지출 또한 만만치 않은 것으로 드러나 매장 경영에 있어 커다란 부담이 되고 있다는 것이다.
과열경쟁·이미webmaster@geniepar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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