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품 모델을 보면 그 제품의 타깃과 이미지가 보인다" 화장품 광고를 한 번이라도 유심히 지켜 본 사람들이라면 위의 말에 금방 고개가 끄떡여 질 것이다. 대표적인 이미지 산업인 화장품 산업에 있어서 광고의 중요성이라는 것은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 특히, "얼굴"로 모든 것을 표출해 내야 하는 화장품 광고 모델은 자신의 얼굴과 몸으로 제품의 컨셉과 브랜드 이미지를 대변해 내야 하는 중요한 위치에 있기 때문에 업체들 은 모델 교체시기가 되면 제각기 모델선정에 고심을 하게 된다. 그리고 2001년 들어서며 본격적으로 시작된 화장품 각 사의 모델교체기에 "연예인의 꿈"이라고까지 일컬어지는 화장품 모델계에 새롭게 발을 들여놓은 이들이 있다. 애경산업의 "에이솔루션"은 신인 탤런트로 최근 각광을 받고 있는 소유진을 모델로 내세웠고, 네슈라화장품은 올 4월 출시예정인 염모 브랜드 "오디션"의 모델로 코요태와 계약을 체결했다. 도도앤컴퍼니의 경우 "빨간통 패니아"에 이름과 얼굴 모두가 낯선 예희라는 모델을 내세워 독특한 분위기의 광고를 진행중이고 동양화장품은 핑클, 참존 디에이지는 김정화, 아로화인은 정소영, 에센디 화장품은 한채영과 고수, 그리고 신생업체인 잉스화장품은 박경림을 모델로 해 새로운 이슈를 만들어 가고 있다. 화장품 모델 진영에 첫 발을 디딘 이들은 기존의 전형적인 화장품 모델과는 약간 변화된 양상을 띄고 있다. 여태까지 각 화장품업체들은 광고모델의 이미지가 광고의 전체적인 이미지를 좌우한다는 신념 아래 무조건 "예쁜 모델" 만을 선호해 왔고, 이에 당대 최고의 인기미인이라고 하는 이들은 최고의 화장품 모델로 손꼽혀 왔다. 그러나 새롭게 화장품 모델로 등장한 이들은 딱히 뛰어난 미모의 여인들이라 하기보다는 편안한 이미지, 혹은 묘한 분위기의 이미지를 풍기고 있다. 특히, 박경림의 경우는 화장품 모델로서는 파격적으로 발탁된 경우로 그 사실 하나만 으로도 이슈가 되기에 신생 브랜드를 알리는 데에는 효과적인 마케팅을 하고 있다는 평을 얻고 있다. 또, 한가지 주목할 만한 현상은 연기자가 주종을 이루었던 화장품 모델계에 가수들의 등장이 두드러지고 있다는 점이다. 나드리화장품의 박지윤, 동양화장품 과일나라의 핑클, 유니레버의 엄정화, 네슈라화장품의 코요태, 그리고 보령 메디앙스의 모델로 활동중인 보아가 모두 그러한 경우에 속한다. "모델을 선정할 때 우리가 어필하고자 하는 브랜드의 제품 이미지와 얼마나 일치하는지, 제품의 타깃층과 어느 정도 일맥상통하는지의 여부가 모델 선정시 가장 어려운 점이자 가장 많이 고려하는 부분"이라는 업계의 한 관계자는 "국내 화장품 모델시장은 그 범위가 너무나 한정되어 있어 모델을 쓰려는 업체에 비해 비중 있는 모델의 공급이 상당히 부족한 것이 사실"이라며 모델 선정시 업체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이 같은 현실에 더해 개성이 그 무엇보다 중요시되는 시대로 들어서며 화장품 모델 선정에 있어서도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광고계의 현실은 얼마 전까지만 해도 자사에서 화장품 모델을 하던 모델이 어느 순간 다른 회사의 화장품 모델을 하고 있는 현상을 낳기도 한다. 어찌보면 이러한 상황은 소비자들에게 혼란을 가중시키고 서로의 이미지를 섞이게 하지 않을까 하는 우려를 낳기도 하지만 업계 관계자들은 확실하게 이미지 변신을 시켜 새로운 모습으로 등장하기 때문에 이 같은 현실이 그다지 우려할 것만은 아니라는 주장이다. 실제, 송혜교의 경우도 에이솔루션의 순수하고 깨끗한 기초 광고에서 에뛰드의 색조제품 모델로 옮기며 발랄하고 신세대적인 소녀로 확실한 변신을 꾀했다. 여성스러운 이미지의 대명사였던 김하늘 또한 한불화장품의 바탕 브랜드 모델로 나서며 전혀 새로운 보이시한 이미지로 변신을 꾀했고, 방영중인 광고 내에서도 아예 여태까지는 "내숭"이었다는 표현을 서슴치 않게 사용하고 있다. 이처럼 한 브랜드의 혹은 업체의 이미지를 대변하고 있는 화장품 광고 모델계에 새로운 바람이 불고 있는 것은 바람직한 현상이기는 하지만 아직까지 극소수에 한정돼 있는 화장품 모델의 품귀현상에 대한 대책마련이 시급하다는 주장도 일각에서는 일고 있다. 한편, 화장품 회사의 모델을 맡고 있는 이들은 대부분 전속, 가전속, 단발 등의 조건으로 1∼2년 안팎의 계약을 맺고 광고에 출연하고 있다. <신예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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