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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유통 일부 화장품에서 ‘과불화 화합물’ 검출립 메이크업, 자외선 차단제, 메이크업 베이스, 파우더/팩트 등 해외에선 이미 규제
  • 윤선영 기자
  • 승인 2021.11.10 1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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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코스메틱 윤선영 기자] 국내 판매 중인 화장품 성분을 분석한 결과, 조사대상 절반 이상의 화장품에서 코팅 프라이팬의 원료인 과불화 화합물이 검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환경운동연합과 발암물질없는사회만들기국민행동, 노동환경건강연구소는 공동으로 국내에서 판매되는 화장품 20개 대상으로 성분을 분석한 결과, 10개의 제품에서 유해물질인 과불화 화합물이 검출됐다고 발표했다. 입술에 직접 닿는 립 메이크업 제품의 경우 모든 제품에서, 자외선 차단제는 80%, 메이크업 베이스 제품 50%, 파우더/팩트는 40%의 과불화 화합물이 검출됐다.

과불화 화합물은 물과 기름에 쉽게 오염되지 않고 열에 강한 특징이 있는 약 4,700여 종의 화학물질군이다. 이러한 특징으로 프라이팬과 일회용 종이컵의 방수코팅제, 가죽과 자동차의 표면처리제, 즉석식품 포장재 등 다양한 용도의 산업용 및 소비자 제품에 사용된다.

특히, 과불화 화합물은 표면에 보호막을 형성하는 성질이 있어 워터프루프 기능의 메이크업 화장품뿐만 아니라, 계면활성제 용도로 피부 흡수율과 투과성을 높이는 기능으로 로션과 크림 등 기초 화장품에도 사용된다.

20개 제품 중 10개에서 과불화 화합물 검출

현재 국내 판매 중인 화장품 20개 대상으로 과불화 화합물을 분석한 결과, 20개 제품 중 10개(50%)에서 1종 이상의 과불화 화합물이 4.02~105.5 ng/g 수준으로 검출됐다. 제품군으로 살펴보면 립 메이크업이 3개 제품 모두 PFHxA만 5.58~7.58 ng/g로 검출되었고 자외선 차단제는 5개 제품 중 4개에서 4.28~105.5 ng/g으로 다른 제품군에 비해 가장 높은 농도를 보였으며, 2개 제품은 PFPeA, PFHxA, PFHpA 등 3종의 과불화 화합물이 확인됐다. 파우더/팩트는 5개 제품 가운데 2개 제품에서 검출(각 PFHxA 4.02ng/g, PFOA 4.72 ng/g)되었으며 메이크업 베이스 제품에서는 2개 중 1개 제품에서 5종류의 과불화 화합물이 59.46ng/g로 검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과불화 화합물은 안정적인 화학 구조로 환경 및 생체 내에서 쉽게 분해되지 않아 오랫동안 축적될 수 있는 난분해성 화합물이다. 미국 환경청(EPA)은 ‘사람에게 발암 가능성에 대한 증거 있는(suggestive) 물질’로 구분하고 있다. 그로 인해 2009년 스톡홀롬 협약을 통해 과불화 화합물을 관리대상 물질(잔류성 유기오염물질, POPs)로 규정해 생산과 사용을 금지하고 있다. 유럽연합은 REACH(화학물질등록평가제도)에 따라 물질 사용을 제한하고 있으며 미국 환경보호청도 독성물질관리법(TSCA)을 통해 과불화 화합물을 규제하고 있다.

이처럼, 최근 화장품 내 과불화 화합물 사용으로 인체와 환경에 미치는 유해성 연구 결과들이 밝혀짐에 따라 법적 규제가 신설되고 강화되는 추세를 보인다. 지난 10월 18일 미국 정부는 성명을 통해 “3년 이내에 과불화 화합물 사용을 전면 통제하고, 규제 강화에 나설 것”이라며 환경보호청(EPA)을 비롯한 8개 기관이 본격적인 제한 조치에 착수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미 의회, 과불화 화합물 전면 금지 법안 논의 중

미 의회는 화장품에 의도적으로 추가된 모든 과불화 화합물을 전면 금지하는 법안을 논의 중이며(No PFAS In Cosmetics Act 2021), 캘리포니아 주에서는 2020년 미국 최초로 화장품에 과불화 화합물 사용을 금지하였다. 유럽연합 또한 2022년 말까지 과불화 화합물 포함 특정 성분을 규제하는 화장품 규정(No.1223/2009)을 개정할 방침이다. 국제적으로 화장품 내 과불화 화합물의 규제에 대한 적극적인 움직임이 있는 데 반해, 현재 한국은 화장품 내 과불화 화합물에 대한 법적 규제가 없으며 그에 따른 정부 차원의 안전관리 기준도 전혀 없는 상황이다.

현재까지 국내에서 화장품 내 과불화 화합물에 대한 조사가 진행된 바가 없다. 이번 조사는 국내 최초로 민간차원에서 실태조사를 통해 시중에 판매 중인 화장품 내 과불화 화합물 함유 여부와 그 정도를 과학적으로 평가한 것으로 매우 의미가 크다.

연구를 수행한 노동환경건강연구소 화학물질센터 최인자 분석팀장은 “이번 화장품에서 검출된 과불화 화합물 농도는 비록 미량일지라도 사용과정에서 피부에 직접 흡수된다는 점, 하루에도 여러 개의 화장품을 동시에 사용할 수 있다는 점 등을 고려하면 안전하다고 볼 수 없다”라며, “특히 과불화 화합물은 잔류성이 강하기 때문에 낮은 농도라도 체내 축적 시 발암성 등 건강에 심각한 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말했다.

연구조사를 주관한 환경운동연합과 발암물질없는사회만들기국민행동은 조사결과를 바탕으로 식약처에 유통판매 중인 화장품 내 과불화 화합물 전수조사를 요구하며, 화장품 내 과불화 화합물 사용 전면 금지와 엄격한 규제 기준 마련을 촉구할 예정이다.

이번 조사는 국내에서 판매 중인 화장품에 사용되는 과불화 화합물의 종류와 규모 파악을 목적으로 진행했다. 대한화장품협회 성분 사전을 통해 ‘플루오르’ 성분을 검색한 결과, 등록된 121종의 과불화 화합물 중 대표적인 10종의 성분을 대상으로 분석했다. 또한, 화장품 전 성분 표시제에 따라 제품 라벨에 과불화 화합물이 구성성분으로 표기된 제품 중 카테고리별 화장품 판매 순위와 소비자 리뷰를 고려해 20개 제품을 선정했다.

 

윤선영 기자  ysy@geniepar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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