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코스메틱 이동미 기자] 국내 뷰티 트렌드를 선도하는 신사동 가로수길 매장들이 최근 중국 유커의 방문 감소에도 객단가에 초점을 맞춘 경영으로 선전하고 있다.

신사동 가로수길은 한국의 패션 뷰티 트렌드를 가장 먼저 접하고 읽어낼 수 있는 상징적인 공간이다. 특히 가로수길 메인 로드에는 간판만 걸어 놓아도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는 이점을 볼 수 있다는 평가다.

현재 가로수길과 가장 인접한 신사역 8번 출구 라인으로 아리따움과 네이처리퍼블릭이 자리하고 메인 로드 초입 코너에 좋은 위치 선점이 돋보이는 잇츠스킨은 2015년 3월 매장 오픈 이후로 국내외 소비자들에 꾸준한 인기를 얻고 있다.

본격적인 가로수길을 진입하면 서로 어깨가 부딪치지 않을 정도로만 떨어져 있는 올리브영과 롭스를 차례로 볼 수 있는데 여러 브랜드를 다루는 만큼 항상 일정 방문객을 유지한다. 두 매장 모두 유커에게 가장 인기 품목인 마스크팩과 라인 프렌즈 컬래버레이션 제품들을 출입구에 내세워 발길을 잡고 있다.

특히 금액대별로 할인행사까지 중국어로 꼼꼼히 방송되는 롭스 매장 내 풍경은 중국인이 매출에 어느 정도 영향을 끼치는지 짐작케 한다. 롭스의 지난 1월 베스트 브랜드는 메디힐, SNP, 봄비 순서로 집계됐고 매출은 높은 품목은 모두 마스크팩이다. 또한 듀이트리가 최근 중국 소비자들에게 새롭게 각광받는 브랜드로 주목됐다.

편집숍 관계자는 “방문 비율만 따지면 한국인과 중국인은 7:3 정도지만 중국인의 객단가가 단연 높기 때문에 매출 면에서는 중국 소비자들의 영향이 크다”고 전했다.

올리브영과 롭스는 H&B숍의 대표로 여성 전용 용품이나 건강식품까지 아울러 다채롭게 판매하고 있으며 건강식품 중 숙취해소 음료가 높은 인기를 구가하며 유커의 쇼핑 품목이 화장품에만 제한적이지 않음을 보여줬다.

왓슨스는 메인 로드에서 벗어난 위치 롭스와 올리브영 보다 고객들의 접점이 낮아 방문율이 상대적으로 적으며 법인이 바뀌면서 새로운 경영 국면으로 접어든 벨포트는 기존의 달팡스파를 운영하되 특정 제품 구매 시 스파 이용권을 파격적으로 제공하고 MAC 등 주력 색조 브랜드를 전면에 내세워 소비자들에게 다시금 눈도장을 찍고 있다.

롭스와 벨포트를 지나 본격적인 가로수길이 시작되면 매장 인테리어를 마치고 새롭게 입점하는 애뛰드하우스와 아이소이를 볼 수 있다. 아이소이는 지난해 8월 매장을 오픈하며 총 3층 매장으로 3층 리프레시 라운지에서는 두피케어와 전문가의 스타일링까지 가능한 헤어 스파를 운영한다.

자연이 전하는 아름다움으로 시그니처를 바꾼 네이처 컬렉션은 더페이스샵, 비욘드, CNP 등을 맑고 깨끗한 하나의 콘셉트로 묶었으며 나란히 마주 보고 있는 빌리프와 숨 37도, 더 안쪽으로 히스토리 오브 후는 럭셔리한 인테리어와 검은 유니폼으로 전문가의 느낌을 주는 직원들로 중국 소비자들에게 어필했다.

LG생활건강 관계자는 “가로수길 유동인구가 반으로 줄어든 것을 감안한다면 매장의 매출 하락이 타격을 입을 정도는 아니지만 매장 내 상주하는 직원들은 체감할 정도로 유커의 방문이 눈에 띄게 줄었다”고 전했다.

트렌디한 건물로 메인 로드에서 비켜났음에도 20대 여성들로 늘 붐비는 3CE는 바바파파 컬래버레이션이 귀여움은 덤, 핑크라는 컬러를 플러스 요인으로 지속적인 매출을 기록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코스토리 사옥 인근에 플레그십 스토어를 오픈한 닥터자르트는 ‘필터스페이스 인 서울’을 매장 명칭으로 내세워 뷰티 클래스나 현장 이벤트 등으로 적극 활용해 고객과 효과적인 소통 공간을 만들었다.

한편 아빠가 만든 화장품 파파레서피의 코스토리는 최근 슬로건과 CI를 바꾸면서 자칫 유아화장품에 제한 될 수 있는 이미지를 쇄신하고자 했다.

코스토리 관계자는 “새로운 브랜드 콘셉트는 ‘항해’, 새로운 화장품 성분을 찾아 떠나는 아빠의 여행으로 이야기를 만들어갈 생각”이라며 “수일 내에 매장도 전면 리뉴얼이 들어갈 예정”이라고 전했다.

파파레서피는 지난해 오픈해 프로폴리스 성분을 뜻하는 노란색과 연금술을 하는 듯한 원료를 담은 연구 소품들이 매장 내 브랜드 이미지를 잘 살려 우리 아이 피부에 순한 화장품을 만들고자 하는 김한균 대표의 아빠 마음을 잘 담아냈다는 평이다.

한편 현재 대한민국의 킬러 콘텐츠로 강남의 카카오프렌즈숍이 큰 인기를 끌고 있다면 가로수길은 라인프렌즈가 꽉 잡고 있다. 지난해 중국 춘절기간 동안 롯대백화점 결제 횟수 1위가 라인 프렌즈일 만큼 중국에서의 인기가 대단하다.

가로수길의 라인프렌즈 플레그십 스토어 관계자는 “중국인 방문객이 7할을 차지하고 구매 금액이 매우 높다”며 “지하 1층부터 총 3개 층을 운영 중이지만 원체 많은 인파가 몰려 고객들에게 충분한 공간을 확보해 주는 느낌은 아니라 포토존이 여유롭지 못한 것이 아쉽다”고 말했다.

그동안 메디힐과 미샤, 토니모리, 이니스프리 등과 활발한 컬래버레이션을 선보인 라인프렌즈의 가장 인기 캐릭터는 브라운과 코니로 매장 입구의 커다란 브라운과 맞은편 벤치에 앉은 브라운은 인기 포토 존으로 가로수길 캐릭터로 자리 잡고 있다.

현재 가로수길 상권은 중국 유커의 방문 감소에도 차별화된 프로모션이나 객단가에 초점을 맞춘 경영 수완으로 나름대로 위기를 극복하고 있는 모습이다.

사드 배치로 인해 국내 화장품산업에 미칠 중국의 무역조치를 주시하는 가운데 뷰티 트렌드 1번지로 떠오른 신사동 가로수길 상권의 향후 대응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동미 기자  east@geniepar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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