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코스메틱 이원식 기자] 한국화장품이 호주 시장을 성공적으로 공략하려면 대형 유통망에 단순히 입점시키는 것보다 지속적인 판매를 위해 초기 브랜딩을 잘하고 마케팅에 투자하는 것이 훨씬 중요하다는 의견이 나왔다.

또 호주시장은 아시아 시장과 다르게 유행에 민감하지 않기 때문에 제품의 특색과 명확한 콘셉트가 필요하며, 강점을 잘 부각시켜 현지 인지도를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는 조언이다.

호주 시드니무역관에 따르면, 호주 화장품 소매시장은 현지 내수경기의 악화와 온라인 해외직구 등의 영향에도 불구하고 꾸준히 성장하고 있으며, 최근 5년(2012~2017년) 동안 연평균 2.6% 성장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2016~2017년 시장규모는 약 40억 달러 규모로 예상되며, 지난해에 비해 성장세를 보였다.

호주는 특이하게 대형 약국 체인점에서 일반 화장품(기초화장품, 색조, 향수 등)을 판매하고 있으며, 이중 전국적으로 매장을 운영하는 Priceline(약 400개 매장 수), Soul Pattison(약 80개 매장 수)과 같은 체인점에서의 화장품 판매율이 대형 백화점이나 다른 화장품 소매점의 판매율보다 훨씬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전문 소매점 Mecca, Sephora 성장
1997년 호주 멜버른에 첫 매장을 오픈한 Mecca는 화장품 브랜드인 Nars, Stila, Philosophy, Vincent Longo, Urban Decay, Benefit, Make up Forever를 소매로 판매하는 작은 매장으로 시작해 10년 만에 현재 전국 80여 개 매장을 운영하며 100여 개 브랜드를 판매하는 대형 소매업체로 성장 중이다.

Mecca가 성공할 수 있었던 비결 중 하나는 당시 호주에서 처음으로 시도된 고객 맞춤형 뷰티 컨설팅으로, 뷰티·스킨케어 스페셜리스트의 컨설팅을 매장에서 무료로 받을 수 있게 했다. 소비자들에게 익숙한 브랜드는 아니지만 고품질의 다양한 신생 화장품 브랜드를 경험할 수 있도록 했다.

2015년 시드니에 첫 매장을 오픈한 글로벌 화장품 소매점인 Sephora는 현재 호주 내 7개의 매장을 운영하고 있으며, 유통마진을 줄인 경쟁력 높은 가격으로 소비자에게 접근하는 전략으로 시장점유율을 계속 늘려나가고 있다.

미국 트렌드 반영한 한국화장품 수요 높아
Mecca와 Priceline의 화장품 시장점유율 상승 요인을 분석해보면, 공통적으로 10~20대 젊은 소비층을 공략한 색조 화장품이나 중저가 화장품 브랜드가 주를 이루고 있으며, 백화점에서는 볼 수 없는 해외 신생 브랜드가 판매되고 있다.

화장품 중견 유통업체이자 현재 국산 브랜드를 Priceline에 유통하고 있는 M사의 구매 담당자를 인터뷰한 내용에 따르면, 호주 소비자들의 한국 화장품에 대한 관심이 매우 높아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또 아시아 시장에서 크게 성공한 제품을 발굴하기보다는 미국시장에서 성공한 한국 화장품 브랜드를 선점해 들여오는 것이 호주시장에서 성공할 가능성이 더욱 높다는 설명이다.

M사의 마케팅 담당자는 “브랜드 인지도 부분에서 아직까지 대부분의 국산 브랜드가 호주에서 알려지지 않은 편이기 때문에 브랜드 마케팅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성공과 실패 여부가 결정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온라인 쇼핑몰 OZSale, 첫 한국 화장품 판매
연매출 1억 달러 이상의 대양주 최대의 온라인 쇼핑몰인 OZSale은 약 1600만의 회원을 보유하고 있으며 호주, 뉴질랜드, 아시아, 영국 등 9개국에 쇼핑몰 및 사무실 운영하고 있다.

일반 온라인 쇼핑몰과는 다르게 회원제(Members only)로 운영되고 있으며, 가입된 회원들을 대상으로 3~5일간 온라인으로 반짝 세일(Sales Offer)을 공고해 구매할 의사가 있는 회원들이 구매하며, 이 기간에 판매된 수량을 확인 후 주문 고객에게 일괄 배송하는 방식으로 운영한다.

KOTRA 시드니 무역관에서는 약 2년 전부터 지속적으로 OZSale를 접촉해 한국 제품 수입 및 판매를 요청했으며, 첫 결과물로 지난 12월 13일 한국 화장품 브랜드인 CLIV의 OZSale 판매를 실시하고 좋은 반응을 이끌어낸 사례가 있다.

화장품 구매 담당자에 의하면, 2017년에는 더욱 적극적으로 한국 화장품 판매를 진행할 계획이며, 이를 위해 최근 국내업체와 3자 물류 계약을 체결했다.

타깃에 맞는 제품 구성·영문 라벨 등 필수
Priceline, Sephora, Mecca와 같은 소매점들은 세트상품보다는 개별 포장 상품을 선호한다. 주 소비층이 젊은 10~20대들로 고가 기능성 화장품보다는 중저가 기초 화장품의 수요가 많은 편이다.

호주 시장에 맞는 영문 라벨과 패키징이 구매에 큰 영향을 끼치며, 라벨링에는 전성분과 원산지, 유통사 등의 필수정보들이 반드시 포함돼 있어야 한다. 특히 최종 판매선반에 제품들을 올려놓았을 때 눈에 띄면서도 잘 어울리는 패키징을 선호한다.

호주 화장품 시장에 정식으로 진입하기 위해서는 호주 정부기관 TGA산하 NICNAS(National Industrial Chemicals Notification and Assessment Scheme)를 통한 화학성분 확인 절차가 필요하다.

NICNAS 데이터베이스에 이미 등록된 성분이라면 추가적으로 승인 절차가 필요하지 않으며, 반대로 등록되지 않은 성분일 경우 이에 대한 안전성 검사 등이 수반되는 등 다소 까다로운 증명으로 인한 시간 및 비용이 수반된다.

NICNAS 성분 등록여부 확인은 해당 CAS(Chemical Abstracts Service) 번호가 있으면 홈페이지(https://www.nicnas.gov.au/search)를 통해 확인이 가능하다.

시드니무역관 현은성 연구원은 “의외로 국내시장이나 아시아 시장에서 인지도가 높거나 시장점유율이 확고한 제품보다 한국인들에게조차 매우 생소한 국산 브랜드가 호주시장에서 선전하고 있는 것을 볼 때, 호주 현지인 관점에서의 화장품 구매 선호도를 파악해볼 필요가 있으며, 현지 수요에 적합한 제품으로 구매 담당자에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원식 기자  wslee6@geniepar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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