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코스메틱 이원식 기자] 최근 중국이 우리나라 드라마의 방영을 금지하는 등 문화 콘텐츠 진출에 제동을 걸면서 ‘한한령(한류를 제한하라는 명령)’에 대한 구체적인 움직임이 일어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 때문에 그동안 한국 드라마와 함께 ‘한류’를 이끌어 온 K 뷰티산업도 한한령이 앞으로 불러올 파장을 예의주시하는 모습이다.

증권가에 따르면, 올해 2월과 7월 두 차례 사드 관련 이슈 등이 불거지면서 화장품주들이 주가에 조정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고 최근까지 약세의 흐름을 보인 것으로 분석됐다.

지난 10월 25일 중국 여유국(우리나라 문광부)은 저가 패키지 상품의 폐해를 없애겠다는 취지로 한국행 관광객수를 제한하는 정책을 발표한 바 있다. 보통 패키지 상품은 적어도 두 달 이전에 예약해 놓는다는 사실을 감안해보면 12월부터는 관광객수가 더욱 감소할 것이란 예상이다.

패키지 상품을 통해 유입되는 관광객들의 구매력은 개별여행객들에 비해 현저히 떨어지는 것이 사실이지만 로컬 소비자들의 심리 변화에 따라 국내 기업들의 실적이 영향을 받을 수 있다.

KB투자증권은 지난주 화장품 업종지수가 -6.4%로 마감하면서 코스피지수 (-0.5%) 대비 5.9% 하락했다고 밝혔다.

주가가 하락한 종목은 아모레퍼시픽 -5.5%, 아모레G -9.2%, LG생활건강 –5.6%, 코스맥스 -10.3%, 한국콜마 -9.7%, 연우 –5.4% 등이다. 반면 에이블씨엔씨 +1.2%, 토니모리 +0.8% 등은 주가가 상승했다.

주가 부진의 원인으로는 △한국콜마의 3Q16 실적 쇼크 △11월 중국인 입국자수 역성장 흐름(전년동기대비) △위안화 약세 가속화 △10월 ‘제주도’ 중국인 입국자수 0.3% 감소(전년동기대비) 등이 꼽혔다.

KB투자증권은 중국 위안화 가치가 8년 5개월 만의 최저치로 급락하면서 지난주 화장품 업종의 주가에도 부정적인 영향으로 미친 것으로 분석했다.

KB투자증권 박신애 애널리스트는 “위안화 약세가 가속화될 것이란 우려가 있지만 위안화와 원화의 동반 절하될 가능성이 높아 화장품산업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LIG투자증권은 최근 발표된 한한령으로 화장품주가 또 한번 직격탄을 맞을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지난 21일 중국 온라인 연예 매체 이언왕과 텅쉰오락 등이 ‘한한령(限韓令) 전면 업그레이드’라는 제목으로 중국 내 한류 스타가 출연하는 광고 및 방송 프로그램 등이 제재를 받는다는 내용이 담긴 기사를 언급하면서 향후 화장품주가에 적지 않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봤다.

LIG투자증권은 또 중국인 입국자수의 절대 규모가 줄었다는 점에 주목했다.

10월 한달 간 한국에 입국한 중국인 관광객수는 68.1만명(4.7%(전년동기대비)이었다. 비중으로는 전체 입국자수의 42.9%를 차지하며 압도적인 1위지만 절대 규모를 살펴보면 중국인 관광객수는 7월 이후 꾸준히 줄어들고 있는 추세라는 설명이다. 매년 중국인 관광객수는 증가하고 있으나 최근 한국과 중국 간의정치적 이슈들로 인해 전년대비 상승폭이 크지 않은 모습이다.

LIG투자증권 강수민 애널리스트는 “아직 중국 정부 차원에서 ‘한한령’에 대한 공식적인 입장 발표는 없지만 화장품주에 대한 전반적인 약세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판단된다”며 “향후 화장품 기업들은 불안정한 중국의 영향으로부터 독립성을 키우기 위한 대비에 힘써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원식 기자  wslee6@geniepar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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