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들은 요즘 고객이 무섭다. 기업의 ‘고객 만족 주의’ ‘고객 지상주의" 틈새를 악용한 악덕 소비자들이 늘고 있고 있기 때문이다. ‘블랙컨슈머’라 불리는 이들의 해도 너무하는 어거지 앞에 기업은 약자일 수 밖에 없다. 부당한 클레임을 걸어와도 울며 겨자 먹기식 처리를 해주기 일쑤다.
한 브랜드샵 매장 직원은 “매장에 본인 화장품 용기를 가져와서 테스트용 제품을 덜어가요. 그걸 빤히 보면서도 웃을 수 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라며 “황당한 요구를 해도 시끄러워지면 기업 이미지가 나빠지므로 최대한 조용히 처리하고, 매장에서 처리할 수 없는 요구는 고객센터에 연결해준다”고 밝혔다.
다 쓰고 바닥이 보이는 제품을 들고 와 환불을 요구하는 것은 그나마 양반이다. 화이트닝 제품 사용 후에 “귀가 들리지 않는다”며 정신과 치료비와 한약값을 요구한 소비자도 있다. 제품에 의한 증상이 아님을 알려주자 아예 사는 게 힘들다며 돈을 요구했다. 정신지체 아이 2명을 키우고 있으니 도와달라는 하소연도 함께했다.
이 클레임에 대해 더페이스샵 고객상담팀장은 “정신적인 치료보상은 범위가 없으며 피부 트러블이라면 보상 처리를 도와드릴 수가 있으나 이 제품으로 인한 청력과 정신과 이상이라고 볼 수 없었다. 당시 소비자에게 상황을 설명한 뒤 소비자보호원에 문의하셔도 좋다고 말씀 드리고 보상 불가함을 전달한 바 있다”고 기억하고 있다.
립스틱이 저절로 녹아 사라졌다거나 블러셔를 쓰고 두통이 생겼다는 황당 클레임도 있다. 상습적으로 클레임을 걸어 관계자의 속을 태우는 소비자도 많다. “블랙컨슈머 리스트라도 만들어 공유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말이 나올 정도다.
대부분의 기업에서는 이런 소비자 불만 사항을 고객 중심으로 처리한다. 통상 내용물이 절반 이상 남아 있어야 환불 또한 교환이 가능하다는 곳도 있지만 고객 이탈, 이미지 하락 등을 우려해 100% 환불 교환 처리를 해주는 기업이 많다.
인터넷 등 매체의 발달을 악용해, “인터넷에 올리겠다”, “신문사에 제보하겠다”는 협박을 하며 금품을 요구하는 소비자도 있다. 이들의 큰 목소리에 제품이나 합의금을 지급할 수 밖에 없는 기업은 결국 그 부담을 원가에 적용하게 된다. 기업 전체 비용에서 1% 이내에 불과하지만 일부 악덕 소비자들 때문에 전체 소비자가 손해 보는 셈이다.
매장과 소비자 상담 단체의 인력webmaster@geniepar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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