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10월, 서울 명동의 한 화장품전문점. 매장 안은 올 가을 유행 메이크업제품을 사러온 손님들로 가득하다. 요즘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모으고 있는 로레알의 ‘주름개선 팩트’가 단연 인기를 끌고 있다. 판매사원은 요즘같은 환절기에는 주름, 피부보습과 영양공급 여기에 주름개선 한번에 되는 에스티로더의 영양크림이 제격이고 오늘만 10개가 팔렸다고 너스레를 떤다. 다른 제품을 없냐고 물으니, 코티(Coty), 알베르토 컬버(Alberto-Culver), 사라 리(Sara Lee), 마크윈(Markwin), 델 레버리토리(DEL) 등 몇 개의 제품을 내놓는다. 국산 제품은 없냐는 질문에 “요즘 누가 국산제품을 쓰냐. 같은 가격이면 수입브랜드가 낫지 않느냐”며 말한다. 현재 진행중인 화장품부문 한-미 FTA 협상이 미국측 주장을 그대로 수용할 때를 가정해, 미래의 화장품 시판시장에 대한 가상 시나리오 중 하나다. 결국 한-미 FTA협상이 미국측 원안대로 처리되면 국내 화장품시장은 사실상 고스란히 외국에 내줄 공산이 크다는 것을 뜻한다. 얼마전 미국 화장품협회(CTFA)와 FTA와 관련 양국협회의 실무회담을 마친 대한화장품협회는 현행 8%인 관세가 철폐되면 1억 달러에 육박하는 무역적자가 더욱 증가될 것이라는 전망치를 내놓았다. 또한 미국 기업들은 막대한 자본력과 선진 마케팅 기법으로 무장, 국내 시장에 무차별로 진입을 시도하면 국내 기업들은 미국 기업의 물량공세에 밀려 시장에서 고전이 예상되며 상당수 업체들은 도산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왔다. 협회는 또한 미국의 요구하는 사전관리시스템을 철폐할 경우, 상대적으로 사후관리시스템에 약한 국내 시장에도 큰 혼란을 야기해, 제2의 제3의 쓰리랩 사태가 불거질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이밖에도 미국이 강력하게 주장하고 있는 전성분표시제의 INCI 영문표기법을 채택할 경우, 국내 소비자의 알권리를 침해라 우려가 높다고 협회는 지적했다. 협회는 이에 대한 효율적 대응방안으로 △업계 스스로의 경쟁력 배양 △경쟁력 향상을 위한 정부지원 △협상 대응방안 수립 등 3가지 선결방안을 제안했다. 화장품의 경쟁력 배양을 위해서는 화장품 품질의 질적 향상과 소비자의 신뢰 회복, 그리고 국산 제품의 이미지를 높이는데 힘을 쏟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정부도 국내 화장품산업의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제도개선 △재정적 행정적 지원 △국제업무 활성화 등에 적극 지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밖에도 미국, EU, 중국 등 포괄적 FTA 추진을 우한 전략 수립에 대한 필요성과 이를 위한 소비자 여론조사, 미국 CTFA와의 유기적인 관계교류, 비관세 부분 개선계획 수립, 관세유지 대응논리의 세부방안을 제시했다. (508호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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