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소비자보호원(원장 허 승)은 지난달 23일 올들어 화장품 방문 판매에 대한 신고 건수가 지난해 같은 기간에 접수된 271건보다 53% 증가한 415건이라고 발표했다. 소보원에 따르면 미성년자가 부모 동의 없이 화장품을 구입했을 때 해지가 되지 않는 경우와 충동구매한 화장품에 대한 반품절차 문의 등이 가장 많은 피해 사례로 손꼽혔다. 소보원에 접수된 화장품 방문 판매 관련 신고 내용들을 잠시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하나. 2001년 6월 19일에 접수된 민원. 미성년자 화장품 계약해지 요구 건으로 장모양(여.23세.광주)은 지난 4월 6일 방문 판매자로부터 25만원 상당의 화장품 세트 할부 구입했다. 그러나 부모 동의 없이 구입해 5월 28일 계약 해지 통보 증명서 발송했으나 철회 지연. 둘. 2001년 6월 5일 접수된 민원. 계약 철회 요청 건으로 최모양(여.20세.경북)이 지난 2월 28일 방문판매자로부터 모니터 요원 요청 받았다. 거절하다가 간곡한 요청으로 수락했으나, 요청시 제공한 화장품 세트의 대금 지불을 요구했다. 최양이 모니터 요원 불참 통보했으나 두달 전부터 대금 지불서와 독촉장 청구. 전화 협박. 셋. 2001년 5월 21일 접수된 민원. 사기성 발언 신고 건으로 이모양(여.25.강원)은 결혼 앞둔 신부. 방문 판매자는 80만원 상당의 신부 맛사지 조건부 계약을 하고 서울 강남 역삼동 맛사지샵에서 서비스 제공한다고 했으나, 서비스 제공 시간을 통보하지 않았다. 강릉이 직장인 신고자는 지난 5월 19일 맛사지 마감시간인 토요일 오후 5시까지 도착 불가능하다고 판단, "기다려달라"고 요청했고 결국 15분 늦은 신고자에게 맛사지 서비스는 제공되지 않음. 이밖에도 카드로 할부 계약을 했을 경우 해지가 어렵다는 불만도 있었고, 강제로 제품을 판매한 판매자들에게 대한 원성도 높았다. 현재 화장품 방문 판매 시장 규모는 지난 99년 8천억원대에서 작년 1조원 규모로 성장, 올해는 1조2천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러한 방판의 활성화에는 전자 쇼핑몰 등의 정보통신의 발달도 한 몫 했다. 지난달 21일 대한상공회의소는 "2000년 소매업 경영분석"이라는 보고소에서 국내 방문판매업의 매출이 지난해에 비해 105.4% 이상 신장됐다고 발표했다. TV홈쇼핑과 인터넷 쇼핑 등 통신판매업의 매출 규모도 104.7% 신장하는 등 백화점, 편의점, 할인점으로 대변되던 유통 구조가 서서히 변화되고 있는 인상이다. 그러나, 이러한 방문판매업이 급신장하면서 나타나는 부작용들에 대해 최주호 소보원 주택공산품팀장은 "현행 방문 판매법상 상품포장을 개봉하면 훼손, 멸실 등으로 인한 소비자 귀책 사유로 지정돼 방문 판매 업체의 책임을 묻기 힘들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이런 이유로 소비자들은 포장 개봉에 매우 신중해야 할 것"이라며 ""단순히 상품 확인 위해 포장만 개봉한 경우에는 상품 훼손으로 보지 않는다"라는 단서조항을 신설해야 한다"고 제의했다. 현재 화장품 방문 판매 시장에 나선 업체는 태평양, 코리아나, 도도화장품 등 대형 업체를 중심으로 10∼20여개 업체가 성업중이다. 또 정확한 집계가 이뤄지진 않았지만 소규모 군소업체가 난립해 있는 상황이다. 방판 전문 브랜드가 탄생할 정도로 그 규모가 날로 급성장하고 있는 방판 사업은 소비자의 수고를 덜어준다는 점에서 소비자에게 매우 큰 매리트가 있는 유통 구조다. 그러나, 늘어나는 브랜드와 업체 숫자만큼 고객 서비스는 아직 걸음마 단계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이러한 판매자의 무조건적 떠넘기기식 서비스 의식으로는 소비자들의 민원이 끊이지 않을 것"이라며 "오히려 화장품 브랜드에 대한 인식만 좋지 않게 변질시킬 우려가 있다"라고 지적했다. <원창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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