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명동의 L백화점. 화장품 코너는 주로 1층 매장에 형성돼 있어 고객들이 쉽게 찾을 수 있다. 다양한 제품을 디스플레이 해 놓은 이 백화점은 국내 최고의 백화점답게 매우 고급스런 인테리어로 치장했다. 손님들의 연령층도 매우 다양한가운데, 1만원대 저가에서부터 30만원 이상의 고가 제품까지 소비자들의 구매 욕구를 충실히 채워주고 있다. L백화점에는 4∼5개의 국내 모 화장품 회사가 입점해 있는 상태다. 1만원대부터 고가 제품까지 취급하며 구매 고객에게 각종 사은품을 지급하고 있다. T사의 A브랜드의 경우 17만원 이상 구매시 고급 우산과 가방을 증정하며, 40만원 이상 구매하는 고객에게는 여행용 가방을 제공하고 있다. 여행용 가방은 공항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휠(바퀴) 가방"을 의미한다. 또 수입브랜드인 Y사는 8만원 이상 구매하면 지성피부 전용 팩과 에센스 등을 제공하고, 12만원 이상 구매시에는 무스와 가방 등을 제공한다. 대형 백화점이 많은 명동의 시내에 나가면 사은품은 더욱 다양해 진다. 명동 한복판에 자리잡은 B전문점은 신부세트를 35만원부터 선보이며 맛사지, 쿠폰, 보석함, 타올, 우산, 샘플 등 다양한 사은품을 무기로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이 전문점 관계자는 “신부 세트는 고객이 주문하는 대로 이뤄지기 때문에 정해진 가격이 사실상 없다"라며 “대개 35만원 정도 이상 구매하는 고객에게 원하는 만큼 사은품을 지급하는 게 관례"라고 설명했다. 대형 백화점뿐만 아니라 중소형 소매 전문점에서도 사은품은 이제 당연시된 하나의 ‘상품"으로 자리잡아가고 있는 듯 한 인상이다. 강변역에 위치한 H 전문점에서는 국내 L사의 제품을 100만원 이상 구매하면 핸드백 등을 지급하고 있으며, 10만원 이상 구매하면 커피잔 세트 및 가방, 컵 등을 제공하고 있다. 이렇듯 사은품은 가방이 주류를 이루고 있으며 컵과 우산 등 다양한 상품으로 고객의 눈을 즐겁게 해 주고 있다. 명동에서 만난 회사원 이모씨(25)는 “화장품 회사가 자선단체도 아닌 이상 밑지면서 장사하지는 않을 텐데, 아무리 생각해도 사은품이 찜찜하다"라며 “기초화장품이 10만원을 넘고 영양크림은 30만원이상 되는 것도 있는 상황에서 사은품으로 고객을 현혹시켜 불필요한 소비를 부추기는 것 같다"고 말했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화장품 하나에 샘플 하나 였던 관례를 벗어나 점차 사은품이 다양해 지고 고급화되어 가고 있는 추세다. 이는 대기업에게 매출 증가의 빌미를 제공하는 것이기도 하겠지만, 자금력이 부족한 중소기업들은 울며겨자먹기 식으로 출혈 경쟁을 해야하는 측면도 있어 문제시되고 있다. 이에 대해 업계 관계자는 “이제는 으레 상품을 구입하면 사은품이 꼭 하나 이상은 따라다녀야 소비자들이 구매하는 환경이 됐다"라며 “소비자들의 의식 전환도 있어야겠지만 사은품이 사은품으로 그치지 않는 업계 관습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원창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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