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쉐롱 보석상의 왕조는 1830년 알랭의 증조 할아버지 프레데릭 부쉐롱이 파리의 팰리스 로얄에 ‘갈레리 드 발보아"라는 첫 가게를 개업했을 때부터 시작되었다. 세월이 흐르면서 알랭의 할아버지 루이 부쉐롱, 아버지 제라르 부쉐롱, 그리고 삼촌 프레드 부쉐롱이 그 꿈을 키워나갔다. 알랭 역시 그 세대의 젊은 리더로서 조상들의 호화로운 세계에서 그의 운명을 실현 시켜나가고 있었다. ‘예술에 대한 정열과 창조만이 존재의 이유"인 가문 속에서 태어난 알랭은 훌륭한 원석 전문가였다. 그는 1971년 런던과 뉴욕에서 은행업과 금융을 공부한 후에 부쉐롱의 관리자로 임명되었다. 그리고 1980년 자격을 제대로 갖춘 부쉐롱 보석상의 사장으로 정식 출범하였다. 8년후 부쉐롱은 고리 모양의 자극적인 작은 병에 담긴 첫번째 여성용 향수를 출시했다. 그는 “우리의 철학은 부쉐롱가의 최신 보석으로 향수를 내놓는 것이었다"라고 말했다. “4개의 향수 중 첫 번째를 개발했을 때 향수를 담는 병이 진짜 보석 같아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140년 전쯤에는 반지에 향수를 담았었다는 것을 알아냈죠. 그래서 ‘향수를 담을 반지 모양의 병을 못 만들 이유가 어디 있겠어?" 하고 제 자신에게 물었고 그것이 영감이 되어 병의 디자인이 나왔지요. 부쉐롱 향수가 빠르게 성공한 이유는 바로 그 병 때문이었다고 믿습니다. 1989년에 부쉐롱 향수는 FiFi상을 두 개나 받았다. 하나는 그 해의 가장 성공적인 여성용 향수 출시 상이었고, 다른 하나는 그 해 최고의 여성용 향수 패키지 상이었다. 알랭 부쉐롱이 생각하는 소비자 성향은 어떨까. “우리는 향수에서뿐만 아니라 귀중품에서도 많은 변화를 봤어요. 80년대 초기에 사람들은 오직 브랜드 이미지에 따라 물건을 사고 사람들의 관심을 받는 것에만 흥미가 있었어요. 하지만 지금은 완전히 다르죠. 소비자들은 먼저 그 물건을 만든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알기를 원합니다. 그리고 나서 그 상품이 그들 자신의 개인적인 이미지를 높이는데 기여할 것이라고 믿으면 그것을 선택하고 즐기게 됩니다. 그는 이 성향이 지난 십여 년 동안 더 우세해져 왔다고 믿는다. “성공도 중요하지만 제게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일관성입니다. 1991년 회사는 부쉐롱 이미지의 위치를 정하기 위한 시장 조사를 했습니다. 그 조사를 통해 저희 부쉐롱가의 이미지는 왕과 왕비 그리고 아주 희귀해진 권력과 명문의 세계에 살고 있는 사람들이 즐기는, 높고 배타적인 위치에 있다는 것을 확인시켜 주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부쉐롱은 동시에 일반인들이 이용할 만큼 접근하기도 쉽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제게 두 갈래 길이 열려 있었습니다. 그 이미지를 간직한 채 제 사업의 규모를 작게 유지할 것인지, 아니면 부쉐롱의 문화나 역사에 기초한 새로운 브랜드 이미지를 창조해 나갈 길이 그것입니다." 부쉐롱 향수 콜렉션이 세계적으로 어느 정도 위치에 있는지에 대하여 궁금했다. “저희는 전 세계 35개 국가에 약 6000여 개의 점포를 갖고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그의 인생에 향수가 어떤 역할을 하는지 매우 궁금하다. “향수를 사랑합니다. 아마도 저의 향수에 대한 사랑은 게를랭 가족와 깊이 관련이 되어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당신도 크리스티안느 게를랭 부인을 기억하죠. 그녀가 장 피에르 게를랭 대신 FiFi상을 시상하러 뉴욕에 왔었습니다. 저는 늘 ‘저 분은 나의 제2의 어머니"라고 말하곤 했습니다. 저의 어머니가 제가 어렸을 때 돌아가신 후로 게를랭 부인은 결코 제게 없어서는 안될 제 삶의 일부분이 되셨습니다. 나는 그녀에게서 아이는 문화에 노출되어 있어야 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지만 동시에 인생에서 더 세련된 것을 음미하도록 강요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 창조성과 전통은 파리 방돔가 26번지 4층의 작업장에서 부쉐롱가의 마술을 창조해 내는 사람들의 품질 보증서이다. 한 때 카스티글리온느 백작부인의 저택이기도 했던 이곳은 1893년 알랭의 할아버지가 부쉐롱 쥬얼리 본사를 설립한 바로 그 장소이다. “이곳은 파리에 유일하게 남아 있는 그런 종류의 작업장입니다. 부쉐롱의 역사와 문화에 대한 사랑이 가장 강렬한 이곳에서 우리의 전문가들은 디자이너들과 함께 일하면서 보석들을 갈고 닦으며 세팅하는데 헌신하고 있습니다." 아름다움에 대한 아주 특별한 권리를 타고난 유산으로 받은 알랭 부쉐롱이 왜 전통을 누구보다도 더 사랑하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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