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점의 기능이 다양해지고 있다. 과거 단순히 제품을 판매하는 할인점에서 이제는 전문 쇼핑 공간으로 전문점의 개념이 변화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명동이나 신촌 등 10, 20대들이 즐겨찾는 곳에는 이러한 현상이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제품 판매 장소는 물론, 만남의 장소나 여가를 즐기는 곳으로도 이용되고 있는 것이다. 명동의 대형 전문점들은 이런 변화의 선두주자다. 토다코사가 고급 인테리어와 함께 셀프테스트 매장의 비율을 높인 것도 이런 추세를 반영한다. 고객들이 제품을 구입하려 찾아오는 것이 아니라 구경하러 왔다가 제품을 구입하게 하자는 의도다. 특히 색조제품의 경우 충동 구매력이 강한 품목이기 때문에 셀프테스트의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니몰도 최근 매장 인테리어를 쇼핑몰 개념으로 변화시킬 계획이다. 마진율은 기초제품이 낫지만 소비자를 즐겁게 해야 전문점도 성공할 수 있다는 취지에서 준비하고 있다. 주 변화는 색조 제품과 향수의 셀프 테스트를 강화시켜 소비자가 매장 안에서 오랫동안 시간을 보낼 수 있게 인테리어를 하는 것. 소비자의 이용 시간과 매출이 비례하는 만큼 소비자의 참여를 유도할 수 있는 다양한 전략을 구사할 계획이다. 이런 변화에 대해 소비자의 반응은 매우 우호적이다. 서초에 산다는 P양(19세)은 “전에는 자투리 시간이 남았을 때 커피숍이나 패스트푸드점 외에는 시간을 보낼 곳이 없었는데 요즘에는 화장품 전문점에서 화장도 하고 제품도 구경하면서 지루하지 않게 시간을 보낸다”고 말했다. 구로에 사는 C양(18세) 또한 “친구들 약속 장소로 전문점을 종종 이용한다”며 “굳이 별도의 시간을 내서 화장품을 살 필요없이 수시로 구경다니다가 마음에 들면 구입해 놓는다”고 말했다. 유통 전문가들은 이런 현상에 대해 “소비자의 니즈를 파악한 전략”이라며 “앞으로 갈수록 이런 식의 간접적 판매 전략이 주를 차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시판 유통 구조가 앞으로 셀프셀렉션과 카운슬링으로 양분되면서 셀프셀렉션 위주의 전략은 철저하게 셀프를 지양해야 한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셀프 테스트 때문에 매장에 고객은 항상 많지만 실제 구입률은 저조하다며 부정적인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비자의 니즈를 파악해 자연스럽게 제품을 구입할 수 있게 하는 이런 매장을 ‘놀이터’처럼 만드는 변화는 한동안 지속적으로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최철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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