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골든위크(Golden Week) 바람이 명동까지 미치지 못했다. 지난 4월 29일 녹색의날을 기점으로 헌법기념일, 국민휴일, 어린이날, 일요일로 이어지는 일주일간의 일본 황금 연휴 동안 수십만명의 일본 관광객이 우리나라를 관광한 것으로 집계됐지만 명동 전문점들의 매출에는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명동에 위치한 일부 전문점의 경우 일본어 회화가 가능한 직원을 구하며 나름대로 일본인 고객을 맞을 준비를 했지만, 기대했던 플러스 알파 효과는 나타나지 않은 것이다. 다만 셀프테스트 매대를 갖춘 복합매장의 경우 색조 제품의 판매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명동은 예전부터 일본 관광객의 주요 코스로 골든위크 기간이 되면 일본인 관광객들로 인해 플러스 알파 효과를 톡톡히 봤다. 때문에 일부 전문점은 일본어로 플랜카드를 부착하고 매장 내에도 일본어 회화가 가능한 직원을 고용했다. 하지만 올해는 예년에 비해 관광객 숫자가 감소하고 구매율도 낮아져 더 이상 일본의 골든위크가 한국의 골든위크가 아님을 보여줬다. 이러한 명동의 일본인 관광객 감소 추세는 국제공항의 이전에 많은 영향을 받은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 3월 29일 국제공항이 김포에서 영종도로 옮겨짐에 따라 교통상의 문제로 명동, 동대문 등 서울지역 쇼핑 관광객이 감소한 것이다. 명동에서 아담화장품을 운영하는 전유철 점장은 “일본 관광객이 영종도에 내리면 그 자리에서 전국 각지로 흩어지기 때문에 서울 1박 코스 관광객이 많이 줄었다”고 말했다. 일본인 관광객의 변화하는 구매패턴도 골든위크 특수를 무위로 만드는데 일조한 것으로 분석된다. 일본인들의 국내 관광이 보편화되면서 과거 무작위로 구매하던 분위기가 사라지고 저가 위주 제품의 판매가 늘고 있는 것이다. 명동에서 미니몰을 운영하는 김길봉 점장은 “일본 상류층 관광객은 백화점으로 이탈하기 때문에 고가품 판매는 기대하기 어렵다”며 “현재 명동 관광객의 대부분이 구매력이 약한 일본 지방 거주자들로 팩이나 바디스폰지 등 저가의 잡화를 주로 구입하기에 매출에는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말했다. 반면, 토다코사나 명동의류 등 셀프테스트가 가능한 복합매장은 일반 매장에 비해 일본인 관광객의 이용률이 높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일본인 관광객들이 셀프테스트를 갖춘 자국의 전문점과 유사해 부담없이 이용하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토다코사의 서정효 부장은 “일본인 관광객들은 다품종 소량 구매를 주로 하기 때문에 객단가가 높다”며 “색조 제품의 판매로 골든위크 효과를 본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일부 전문점에서는 인삼팩 등 국내 특산 제품이 인기가 좋은 만큼 메이커에서 일본인 관광객을 공략할 수 있는 특성화된 제품을 개발해 줄 것을 기대하고 있다. <최철용 기자 / 사진 엄호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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