색조시장에 메이크업 팔레트 시대가 도래했다. 최근 출시된 한 색조회사의 메이크업 팔레트는 출시 한 달여 만에 품절 현상을 빚고 있으며, 다양한 메이크업 팔레트를 선보였던 타사도 제품 리뉴얼 작업에 들어가는 등 본격적인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또한, 색조 전문회사들은 잇달아 연말과 연초를 겨냥해 선물용 메이크업 팔레트 기획세트를 선보인 바 있다. 이러한 메이크업 팔레트의 인기요인은 개성적인 메이크업을 연출하고 싶은 소비심리와 저렴한 가격대가 상응해 소비자들의 구매욕구를 충족시켰다는 점이 주효했던 것으로 풀이된다. 또한, 메이크업 팔레트는 실속파 소비자들이 주로 선호하고 있으며, 색조회사들도 인기색상만을 모은 구성으로 이들의 구매욕구를 한층 자극하고 있다. 최근 출시되는 화장품들은 용기의 디자인 매출과 직결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용기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이에 메이크업 팔레트역시 액세서리화되어 더욱 깜찍하고 세련된 디자인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이같은 메이크업 팔레트 강세 현상에 대해 프로랑스의 한 관계자는 “단색제품은 이미 포화상태를 이뤄 식상한 소비자들이 때맞춰 나온 메이크업 팔레트에 관심을 보인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나 한편에서는 메이크업 팔레트가 단지 일시적인 유행의 흐름을 타는 것이라는 분석이 설득력 있게 제기되고 있다. 성북구 장위동에서 전문점을 운영하고 있는 L사장은 “일년에 기껏해야 한 두 개 팔리는 것이 메이크업 팔레트의 현실”이라며 매출 상승에 대한 큰 기대는 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더욱이 경기가 어려워지면 메이크업 팔레트의 매출이 상승하는 경향을 보여왔기에 이번 붐도 최근 경기침체에 따른 일시적 현상으로 보고 있다. 국내 색조시장은 단색제품의 강세로 셀프 셀렉션 팔레트가 잠식하고 있는 상황이여서 전문적인 메이크업 팔레트라 할 수 있는 제품은 활성화되지 못했다. 또한 현재 출시되고 있는 메이크업 팔레트도 시즌을 겨냥한 한정 기획세트이거나 소량 생산하는 경우가 많아 하나의 제품군이라기 보다는 색조시장의 비수기 대비책 구실을 하고 있는 실정이다. 현재 국내 색조시장은 메이크업 팔레트가 정착하기에 어려움이 많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메이크업 팔레트 제작은 금형비가 비싸 쉽게 출시하기가 어렵고, 기존 단색제품에 비해 팔레트 가격이 상대적으로 높아 소비자들이 원하는 가격대를 맞추기 힘든 실정이라는 얘기다. 이와 함께 색조시장의 고질적인 문제인 외국브랜드 모방도 짚고 넘어가야 할 문제다. 현재 국내 색조시장에는 언뜻 보아도 외국브랜드 제품과 디자인에 구성까지 유사한 색조제품들이 부지기수다. 선물시즌을 맞아 일고있는 메이크업 팔레트 열풍이 단순히 색조시장의 구색 맞추기로만 지나지 않기 위해 소비자의 다양한 욕구에 맞는 독창적인 제품 개발이 필수적으로 요구되고 있다.(266호 기사) - 정은숙 기자 freshj@cs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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