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폭발과 아프간 전쟁을 치르며 한해를 보낸 세계인들은 새해 안락함이 있는 둥지로 기어들어 가려하며 푸근하고 편안한 집-가정에 쏠리는 유행 경향을 보이게 될 것이라고 프랑스 파리의 패션 전문가들은 최근 전망하고 있다. 화려하고 요란하며 값비싼 것의 시대는 가고 그 대신 차분하고 편안하며 실속있는 것으로 바뀔 오는 2002년 중의 유행 기조는 루이 비통 가방과 디올 향수 회사의 패션 전략 담당자에 의해서도 확인됐다. 지난 10월에 열렸던 오는 봄 과 여름철을 위한 패션 쇼에서도 히피 시대의 그림자가 느껴지는 부드럽고 로맨틱한 실루엣이 이미 주조로 흐르고 있었다. 오는 2월 쇼윈도들을 장식할 최신 드레스들 중에는 수놓은 순백 면류나 빅토리아 여왕 시대 느낌을 주는 복고풍 직물로 만든 블라우스들 소매에는 잔솔들이 드문하게 달려있다. 잔솔 달린 튜닉 스타일, 매듭 패턴, 스웨이드 부스 등도 나타나는데 60년대 말 평화를 구가하던 때의 모든 멋들이 총출동하게 되는 것이다. 블라우스의 넥라인을 부드럽혀 주는 잔주름, 허리와 엉덩이 라인을 보듬어 주는 시골 아낙네용 스커트 스타일도 여왕 대접을 받게 된다. 2002년을 리드하는 색깔은 산호색 핑크와 노랑 및 크림색 등 부드러움이 앞서지만 단연 으뜸은 역시 흰색이 된다고 뉴욕의 색깔 전문가들은 자신한다. 이들에 의하면 백색은 순수와 청결은 물론 방임 과 캐주얼한 엘레강스에다 재미까지를 의미한다고 확대해석 된다. 그러다 보면 이번 겨울 미국을 휩쓸며 세계를 휘덮을 듯한 위세의 미국기 색깔인 빨강과 파랑색은 새해 중반쯤 슬며시 제자리로 돌아가게 된다는 게 이들의 진단이다.(264호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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