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프라니 유희창 피부과학연구소장은 기술혁신 공로로 최근 과학기술부로부터 국무총리상을 받았다. 장업계에선 최고의 상이다. “친구들에게 그냥 (한잔) 쏘았어요.” 상금이 없어서 그런 것이 아니라 원래 덤덤하다. “(기술 개발이) 회사 경영에 얼마나 도움이 되느냐 하는 게 중요한 것이지… (혼자 받아서) 직원들에게 미안해요.” 소감을 말해달라는 기자의 채근에 쑥스러운 듯 두어 마디 한다. 단어 생략이 많아 알아듣기 쉽지 않다. 그러면서도 엔프라니 브랜드가 인정받음에 따른 결과인 것 같다는 말을 덧붙인다.
최근 관심을 끌고 있는 맞춤화장품 ‘엔프라니 애비뉴’가 궁금했다. “이젠 화장품도 개인에 맞춰 피부를 개선시키는 시대입니다. 소비자들의 요구가 다양해지고 그만큼 기대치도 높아지고 있습니다. 또 외국 제품과 경쟁할 수 있는 중요한 무기가 될 것 같습니다.” 일부 소규모 업체가 해 온 상피세포를 이용한 유전자 검사 등의 방법에 대해선 다소 회의적 평가다. 마치 과학적 방법 같은 인상을 주지만 피부와는 맞지 않을 수도 있다고 말한다.
맞춤화장품 개발은 디자인 스킨케어 프로젝트명으로 2년여 전부터 비밀리 추진된 것. 김해관 사장이 아이디어를 내고 밀어붙였다. 샘플을 일주일 써보고 자신에게 딱 맞는 제품을 맞춰 주는 것. 고객 반응이 좋다고 한다. 히트 상품을 예견이라도 하듯 아까와 달리 말이 청산유수에 자신감까지 배어 있다.
유 소장은 최근 연구 성과를 또 하나 소개한다. 레티놀 유도체와 관련된 신물질을 세계 특허 출원중이다. 다른 업체 기술보다 한 단계 높은 것으로 주름개선 효과가 뛰어나다고 설명한다. 이미 미국 CTFA 원료집에 등재됐다고 한다. 이어 유 소장은 원료 시장이 취약한 것이 한국 화장품 산업의 가장 큰 약점이라고 꼽고 연구소에도 피부과 의사가 없는 점을 못내 아쉬워했다.
얼마 전 부인과 함께 전남 담양의 소쇄원을 찾았다는 유 소장은 만만찮은 문화답사 이력을 펼쳐 놓는다. 각(閣)은 일종의 세미나 룸이고 원(苑)은 울타리 속 배움터라고 들려준다. 인천시 중구 신흥동의 엔프라니 공장 피부과학연구소는 그러고 보니 유 소장의 신흥각(閣) 피부원(苑)이라고나 할까. (411호 3면)
- 엄정권 기자 tastoday@csmt.co.kr
- 사진 복세욱 기자 ricky76@csmt.co.krwebmaster@geniepar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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