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창조 리안의 유상준 대표. 한국생산성본부에서 컨설팅일을 하며 우연히 미용계와 접하게 된다. 이때가 1996년 무렵.
유 대표는 즉각 미용인들을 위한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미용기업경영 아카데미는 그렇게 1기를 출범했다. 지난해까지 26기를 배출했으니 천여 명이 넘는 미용실 원장이 제자아닌 제자인 셈.
“당시 원장들은 경영 마인드가 별로 없었어요. 이들의 기술과 자본에 경영을 접목했죠.” 드디어 2001년 미창조주식회사가 문을 연다. 앞서 그해 5월 16일엔 40개 업소가 브랜드 런칭을 갖는다.
유 대표는 5월 16일을 정확히 기억했다. “5.16 아닙니까. 외우기 좋죠. 당시에 전 아주 미용에 미쳤어요. 슈퍼컴퓨터로도 할 수 없는 노동 집약적인 기술 산업으로서 대기업이 쉽게 넘볼 수 없는 독특한 매력이 저를 당겼습니다.”
리안, RIAHN. 뒤의 N은 Network 앞의 RIAH는 쉽게 눈치채지 못한다. 헤어, HAIR을 뒤집은 것. 異安, 색다른 편안함이라고 한다. 헤어 네트워크는 잘 되고 있을까. 현재 가맹점은 83개. 그동안 국민카드와 제휴하며 일부가 탈락했고 또 일부는 전 가맹점을 POS로 묶을 때 탈락했다.
세원이 노출되는 POS는 그렇다 치고 카드사와 제휴하면 가맹점 매출이 오르지 않을까. 아니다. 수수료 때문에 홀로서기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들이 어쩌면 후회할 날이 올 지도 모른다. 유 대표의 꿈을 알고 나면. 유 대표의 꿈은 다소 의외. 쇼핑몰을 꿈꾼다. 지금 리안의 회원이 38만 명. 가맹점 회원 데이터베이스를 활용하면 어렵지 않다는 것. 내년 하반기에 모습을 보일 것 같기도 하다.
유 대표가 갑자기 자리에서 일어나 칠판 앞에 서 ‘강의’를 한다. 불황기 미용실의 어려움을 수치를 들어 설명하며 왜 맞춤마케팅이 안 되는지를 말한다. 달변이다. 결론적으로 40평 내외가 가장 큰 수익이 난다고. 미용은 지금이 IMF라는 유 대표의 진단. 최근 7년새 새로운 상품이 나온 것이 없음을 근거로 든다.
그리고 유통이 무너지고 있는 것을 보면 그 현상은 더욱 확연해진다는 설명. 미용실 내에 화장품 등 뷰티 상품을 놓고 판매하는 방법도 구상 중이다. 미용인들의 1차 상품은 손, 2차 상품은 입이란다. 손은 기술, 입은 손님과의 대화다. 그러고 보니 경영학 석사 출신의 유 대표는 2차 상품의 ‘품질’이 뛰어났다. (406호 3면)
- 엄정권 기자 tastoday@csmt.co.kr
- 사진 복세욱 기자 ricky76@csmt.co.krwebmaster@geniepar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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