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박스 매장은 전국 일급 상권에만 자리잡고 있다. 고객도 20대가 주류다. 이 아트박스에서 라 팔레트 이름으로 초저가 화장품을 내놓고 가맹점을 늘리고 있다. 각 매장을 거의 반씩 나눠 화장품 매장을 꾸미고 있다. 아트박스 점주들의 호응이 좋지만 화장품 전문점주들도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다.
전국에 아트박스 매장을 100여 개 관리하는 이왕행 대표는 “화장품은 유통이 매우 중요하다고 알고 있습니다. 우리는 유통에 정말 자신 있습니다. 오랜 대리점 경영으로 노하우가 충분하죠.”
후발 업체의 취약점인 유통은 이래서 아무 문제가 없다는 설명. 아니 오히려 기존 업체보다 더 탄탄하다고 주장하는 근거가 여기 있다. 가맹점 모집도 순조. 초저가 진출 한 달여 만에 문을 연 곳이 10여 개. 9월 중으로 10여 개가 더 문을 열고 연말까지는 50개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디자인도 화장품의 필수 요소. 그러나 이 대표는 걱정이 없다. 패션에 가까운 문구 팬시용품 디자이너들은 1년을 앞서 산다고 한다. 내년 발렌타인데이 제품도 이미 개발이 끝났을 정도. 컬러는 어떤가. 라 팔레트라는 이름에 걸맞게 색깔에도 민감하다. 매장도 그 지역 특성에 맞는 컬러로 꾸민다. 강남 그린 매장, 종로 오렌지 매장 하는 식이다. 물론 제품도 거기에 맞게 갖춘다.
그래도 화장품 사업은 처음 아닌가. 화장품 종류가 또 얼마나 많은데. 그러나 이 대표의 설명에 따르면 아트박스가 다루는 제품 아이템은 3천종이 넘는다. 숫자로 치자면 화장품은 단순한 편. 그리고 화장품이 초면은 아니다. 예전 아트박스에서 립스틱 네일컬러 등을 취급한 적이 있다.
초저가의 요체는 무엇인가. 이 대표는 뼈있는 말투로 ‘초심’을 강조한다. 가격을 유지하고 불필요한 비용을 최대한 줄이는 것. 텔레비전 광고는 그래서 영 생각이 없다.
내공을 착실히 쌓아 오로지 소비자에게 최선을 다하는 것이 중요하지 않느냐고 반문한다. 또 겸손히 배우겠다는 말도 잊지 않는다. 그러나 시장의 틀을 한번 깨보고 싶다는 대목에서는 힘을 준다. “9월에 파격적인 마케팅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후발 주자로서 소비자를 확 끌어당기는 기획이 진행 중이라고 귀띔한다.
“어차피 마케팅 싸움 아니겠습니까.”
한 손에 ‘팔레트’를 쥔 이 대표, 이제 힘찬 붓놀림이 시작됐다. 화장품 업계의 ‘그림’이 달라질까. (402호 3면)
- 엄정권 기자 tastoday@csmt.co.kr
- 사진 복세욱 기자 ricky76@csmt.co.krwebmaster@geniepark.co.kr
<저작권자 © 제니파크,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