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뉴스 인터뷰 칼럼
새해 시장전망과 마케팅 방향WM세라노스틱스 대표 최완··· 고객 섬기고 분석하라
  • 정부재 기자
  • 승인 2017.12.27 09:44
  • 댓글 0

| 최완 대표 프로필 |

현. WM세라노스틱스 대표

뷰티 마케팅&유통 빅디테일 Founder

전.아모레퍼시픽 상무 (광고,홍보,리서치,웹전략 총괄)

전.삼성물산 인터넷사업부 마케팅

한국외국어대학교 경영학 박사 수료

야속하게도 요즘 고객들은 하나의 브랜드에만 마음을 주지 않는다. 브랜드 뿐 아니라 구매채널조차 다양하게 넘나든다. 마법사처럼 이곳저곳에 동시에 출현한다. 

좋아하는 대상이 나타나면 갓XX, 애정템이라 부르며 애정을 퍼붓다가도 한순간에 돌아서 쉽게 모여 불매운동을 할 수도 있다. IT기술의 발달은 소비자들의 변화를 가속화하고 있다.

이런 고객들이 모여있는 곳이 시장이다. 예측하기 어려워진 고객들을 상대로 1만개가 넘는 화장품 기업들이 마음을 얻어보려 서로 크고작은 전쟁을 벌이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 늘 보던 동네주민들만 드나드는 전통시장이 아니다. 고객 성향이 너무도 다양해진 데다가 사드 여파에도 불구하고 2017년에만 2천개나 넘는 화장품 제조판매업자가 신규로 진입한 불확실한 과열 시장이다.

지금의 국내 화장품 시장은 대공황 이전의 미국 시장을 떠올리게 한다. 1900년대 초까지만 해도 고전주의 학자들은 ‘만들면 팔린다’, 즉 ‘공급이 수요를 창출한다’는 믿음을 가지고 있었다. 이것을 세이의 법칙이라고도 한다. 

그래서 과학적 접근을 통해 생산효율성을 높이는 것에만 매달렸다. 그러다가 인류 최초로 초과공급이 이어지게 되었고, 이것이 대공황을 촉발시켜 전세계를 흔들었다.

설사 중국 시장이 다시 회복되고 또다른 대안국가들을 발굴한다 해도 1만개가 넘는 제조판매업자, 2천개가 넘는 생산공장들 모두가 성공 스토리를 쓰기는 어렵다. 대한민국 화장품 업계에서 미니 공황이 일어날 가능성이 높다. 그 공황 끝에 살아남을 이들은 브랜드력과 자본이 튼튼한 대기업들, 그리고 분명한 차별화 요소를 구축한 브랜드들이 될 것이다.

시장이 불안할수록 기본에 충실해야 한다. 모바일은 이제 따로 떼어 중요하다고 얘기할 필요가 있을까 싶을 정도로 중요하다. 고객들은 모바일 기기를 들고 살아간다. 기업들도 이를 잘 알고 있긴 한데, 중요한 의사결정을 모니터 화면을 놓고 할 때가 종종 있다는 것이 문제다. 고객들은 모바일 화면 속에서 정보 공유를 하고 구매를 한다. 모바일 시대에 고객의 속도를 따라잡고 싶으면 모바일로 대화하고 모바일로 결정해야 한다.

오프라인에서도 고객들은 새로운 변화를 쫓고 있다. 넘쳐나던 원브랜드숍이 H&B스토어들에 그 신선함을 내줬었다. 최근 등장하고 있는 뷰티 편집숍 등에 또 고객이 몰리고 있다. 아직 경험하지 못했던 체험을 제공하는 오프라인 매장이 성공 스토리를 써갈 것이다.

새해의 마케팅 방향도 짚어보자. 전통적인 소비자행동모델에 의하면 과거의 고객들은 절도 있게 단계적으로 행동했다. 어떤 상품을 구매(Action)했다는 것은 그 이전에 주목(Attention)하고, 관심을 가지고(Interest), 사고싶다는 생각을 하고(Desire), 이를 기억해두는(Memory) 과정을 거쳤다는 것을 의미했다.

AIDMA에 이어 AISAS, SIPS와 같은 행동모델들을 학자들이 논하고 있는 와중에도 고객들은 ‘내 마음 나도 몰라!’ 하면서 주변의 정보들에 불규칙적으로 반응하고 변칙적으로 구매행동을 한다. 기존에 마케팅 계획 수립에 있어 기본으로 놓고 얘기하던 구매 깔때기(purchase funnel)의 개념이 점차 흐릿하게 약해지고 있다.

인터넷 및 모바일 환경과 IT기술이 발달하면서 무척 다양해진 매체에 고객들은 과거처럼 정보제공자가 미리 정해놓은 패턴과 순서에 의해서 노출되지 않는다. 고객들 각자가 다른 순간에, 또는 동시에 매우 복잡한 패턴으로 노출되고 있는 것이다. 이것은 마케터들의 새해 계획 수립을 어렵게 한다.

복잡해진 마케팅 환경을 정리해줄 기대주들로 AI, 빅데이터, 프로그래매틱 마케팅 등의 용어들이 떠오르고 있다. 새로운 환경에서 이 기대주들은 마케터들이 고객의 동선을 예측할 수 있게 해서 마케팅 효율을 높일 수 있도록 도울 것이다.

하지만 이와 같은 신기술만이 마케팅의 해결사는 아닐 것이라는 점도 강조해두고 싶다. SF가 무슨 뜻인가? 영화의 한 장르이기도 SF는 Science Fiction의 약자이다. 미래를 그리는 SF영화들을 자세히 보면, Science가 발달한 그 배경은 아주 그럴듯하지만 결국 인간의 자유의지를 Science가 완전히 설명하지 못하기에 Fiction이라고 전제하고 있는 것이다.

톰 크루즈가 주연한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영화 마이너리티 리포트에는 살인을 예측해 범인을 미리 체포하는 프리크라임 시스템이 등장한다. 이 영화는 결국 운명 결정론적 세계에서 벗어나려는 인간의 자유의지를 보여주고자 하는 것이다.

IT기술이 발달해서 고객의 생각을 미리 읽고 동선을 파악하고자 하는 최근의 마케팅 트렌드는 그 효율성을 증명하는 일이 점차 많아질 것이다. 하지만 쇼핑의 마지막 순간에 카드를 꺼내거나 구매 버튼을 누르게 하는 것에는 감성적 터치가 여전히 작용할 것이다. 

설사 구매로 이어졌다 하더라도, 이후에 ‘역시 잘 샀어!’가 아니라 ‘아, 사고 말았네. 왠지 당한 것 같아!’라는 느낌이 든다면 브랜드 충성도는 약화되고 말 것이다. 프리크라임 시스템이 작동하는 영화 속 2054년 워싱턴 D.C.에도 감기 치료제는 나오지 않았다. 기술지향적 사고가 지나치면 고객이 진정 원하는 것을 알면서도 간과하게 될 수 있다. 더구나 어느 순간에 고객들이 통제받고 있다는 느낌을 받게 되면 그것을 벗어나려고 하는 본능이 발동하게 될 것이다.

기업의 마케팅 활동들이 고객을 지나치게 ‘분석’의 대상으로 삼는 것에 대해 조만간 경고의 목소리가 나올 가능성이 높다. 고객은 ‘존중하고 섬겨야’ 할 대상이다. 지갑까지 열어준 고객이라면 앞으로 보답하기 위해 분석하라. 잘 섬기기 위해 ‘분석’하라. 마케팅 활동들의 끝이 고객의 마음을 얻는 것에 닿아있는지 매번 잊지 말고 점검할 필요가 있다.

 

정부재 기자  boojae@geniepark.co.kr

<저작권자 © 제니파크,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정부재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여백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