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이면 철거해요. 1년만 참으세요. 번듯한 회관을 보여 드릴께요. 지하 2층 지상 6층에… 바닥면적 146평에… 건폐율 300%에…” 외투도 못 벗은 기자가 미안한지 미용회관 조감도를 가리키며 ‘청사진’을 쏟아 놓아 말로써 추위를 녹인다. 강경남 회장의 청사진은 장밋빛이다.
지하에는 회의실을 둬 간단한 행사를 치를 수 있도록 하고 1층은 미용 전시장으로 꾸미고 2,3층은 교육기관을 유치할 생각이다. 전문대 미용관련 학과 졸업생을 재교육시켜 현장을 쉽게 익힐 기회를 줘 유능한 기능인으로 키울 계획이다.
지난해 6월 말로 건축법이 바뀌며 4층으로 고도 제한을 받게 됨에 따라 부랴부랴 착공계를 넣어 겨우 6층으로 허가를 받았다고 한다. 조금이라도 늦었으면 2층을 손해 볼 뻔했다.
올해는 건물도 새로 짓지만 사람도 새로 뽑는 해. 강 회장은 중임 욕심이 없을까. “회장의 영광은 잠시뿐이고 노력과 희생만 요구할 뿐”이라는 강 회장은 출마 여부에 대해 “미용인들을 위해 당장 할 일이 너무 많다. 회원의 뜻에 따르겠다”라는 말로 대신했다. 회장 선거에 이어 지회장 선거 등이 잇따라 올해는 선거바람이 휘몰아칠 것 같다.
피부미용 머리미용 등으로 분리될 뻔했던 미용사 업무 영역을 바로잡은 것은 강 회장의 큰 업적으로 꼽힌다. 특히 미용인들에게 매년 한차례 위생교육을 의무화한 것은 미용인들의 결속과 화합에 결정적 공헌이라고 주변에선 입을 모은다.
강 회장은 위생교육을 매년 시킨다는 ‘매년’ 두자를 넣기 위해 국회 문턱이 닳도록 뛰어 다녔다. 국회 소위원회 법사위윈회 등 소속 의원들을 만나려고 여의도로 거의 출근하다시피했고 눈도장 찍고 지역 유권자를 동원해 시위 아닌 시위도 벌이고 별을 보며 찾아가 ‘알현’하기도 하며 기어이 ‘매년’ 두자를 넣는 데 성공했다. 회장 강경남이 ‘로비스트 강’으로 거듭났다고나 할까.
회관 재건축 문제와 둘째 아들 혼사가 겹쳐 그야말로 공사다망한 가운데 겨우 무릎을 맞대고 앉은 강 회장은 직접 드라이한 머리 모양만큼이나 시원시원했다.
“올해 선거 너무 과열 보도하지 마세요.” 신신당부한다. (371호 3면)
- 엄정권 기자 tastoday@csmt.co.kr
- 사진 복세욱 기자 ricky76@csmt.co.krwebmaster@geniepar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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