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보다 이 원장 스스로 CEO가 되기를 다짐했다. 공직 때부터 꿈꿔 온 비즈니스를 이제 실천에 옮기려 하고 있다. 전문 지식과 폭 넓은 교류를 바탕으로 한 공격경영에 나선 것.
산업단별로 조직을 개편한 이 원장은 올해를 보건산업분야의 중추 전문기관으로 위상을 확립하는 해로 정했다. 화장품 의약품 식품 등 산업별로 현안을 파악하는 한편 애로 사항과 고충을 들어 정책부서에 적극 건의해 해결에 나서기로 했다.
“그동안 다소 산업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하지 못하는 것 같아 결단을 내렸죠. 먼저 제가 경영 마인드를 갖추고 직원들에게 비즈니스 마인드를 갖도록 주문했습니다. 다소 시일이 걸리더라도 우리의 위상을 정립하는 데 필수적인 일입니다.”
여기에 이미 직원들에게 합격점을 받고 있는 이 원장의 합리적 의사 결정과 추진력이 보태진다면 업계의 다양한 목소리를 대변하는 든든한 창구를 하나 얻을 수 있을 것 같다.
“화장품산업 발전 협의회를 구성할 생각입니다.” 귀가 솔깃한 얘기다. “우리 산업단 차원에서 화장품업계의 현안을 알아보고 중점 과제와 각종 애로사항도 들은 뒤 불필요한 규제는 과감히 개선될 수 있도록 할 방침입니다.”
대한화장품공업협회 업계 복지부 식약청 그리고 진흥원 관계자들로 구성해 서로 이해의 장을 만들고 점진적으로 화장품산업 발전을 위한 다양한 대안을 내놓겠다는 것이다. 2월에 착수해 3월이면 본격 가동할 수 있다고 한다.
복지부 차관 출신으로 화장품은 과연 얼마나 알까 하는 것은 기자의 기우였다. 최근 인기를 끄는 한방화장품에 대해 원료의 과학화 그리고 국제화 관련 노력, 나노기술 바이오 기술의 제품 응용, 그리고 유통의 선진화 필요성 등 폭넓은 관심과 지식을 보여 주었다. 특히 소비자 보호에 관해선 양보가 없어 보였다.
지난 96년 프랑스 로레알 본사를 들러보고 브랜드의 힘이라는 것은 시설 품질보다 소비자 신뢰에서 나온다는 것을 알았다고 한다. 지속적인 시장관리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깨달았다.
官에 27년 8개월을 바친 이 원장이 이젠 民과 官의 사이에서 쉽지 않은 줄타기를 해야 할 것 같다. 올 하반기에 체감효과를 기대해도 좋다는 자신감으로 새해 첫 발을 내딛고 있다. (370호 40면)
- 엄정권 기자 tastoday@csmt.co.kr
- 사진 복세욱 기자 ricky76@csmt.co.krwebmaster@geniepar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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