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우레시피 사라 리 대표

[주간코메틱 이동미 기자] K-뷰티의 무한한 가능성을 신뢰하고 깊은 애정을 가진 사람, 트렌드를 한 발 앞서 읽어내는 눈을 가지고 그것을 솜씨 좋게 요리해 맛깔 나는 제품으로 내놓는 사람이 있다.

글로우레시는 로레알 뉴욕 본사에서 과감히 가진 것들을 모두 내려놓고 2014년 11월 설립된 브랜드 인큐베이팅 기업이다. ‘사리 리’와 ‘크리스틴 장’, 두 여성 공동대표는 한국 화장품의 잠재력에 대해 항상 생각했다.

“친구와 이런 대화를 나눴어요. 항상 제품을 기획하고 만들어 낼 때 한국의 기술, 한국의 트렌드를 따라가는 제품을 미국에서 만들다니 우습지 않냐고. 한 제품을 3년, 5년씩 계획하면서 화장품 업계를 가늠해 볼 수 있는 기준은 언제나 한국 시장이었습니다.”

스킨케어에 있어서 혁신적인 기술을 배출하는 곳, 그 나라 여성들의 피부가 어느 나라보다 맑고 곱다는 나라가 한국이다. 사라 리 대표는 이러한 한국에서 제품을 판매할 수 있다면 빠른 스텝과 고급 품질 역시 지킬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또 내추럴 스킨케어가 앞으로의 장기적 트렌드이자 가장 빠르게 성공한 카테고리기 때문에 글로우레시피가 지향하는 브랜드 이미지이기도 하다.

사라 리 대표는 한국 여성들이 피부에 접근하는 방식과 노하우를 제품에 녹이고 싶었다. 하지만 미국에서 K-뷰티는 겨우 이방인의 티를 벗은 상태기 때문에 이국적이고 이질적인 것이 아니라 자신만의 피부 접근 방법에 새로운 관점을 주는 시도가 필요했다. 유튜브에 튜토리얼을 만들고 이야기를 만든 이유도 아는 만큼 보이는 결과와 그에 따른 만족감, 지속적인 변화에 대한 기대감이 클 것이라는 생각에서였다.

“한마디로 총체적인 접근 방식을 소개했어요. 한국 여성들에게 있어서 가장 이상적인 피부는 속에서부터 비쳐 나오는 부드러운 광채예요. 이 자연스러운 빛을 표현할 수 있는 좋은 도구는 단연 쿠션 콤팩트죠. 그리고 그 베이스를 잘 잡아주는 것이 시트마스크입니다. 이런 식의 모든 화장품이 연결 고리를 가지고 있고 이 고리의 기능, 성능 그리고 결과를 소비자에게 알려주고 흥미를 끄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글로우레시피의 브랜드들은 군더더기 없는 천연 화장품들이 많다. 용기가 귀엽다거나 가격이 저럼해서 사는 제품들은 스킨케어와 전혀 상관이 없다. 사라 리는 롱런하는 기업을 만들기 위해 미국 아마존에서 쉽게 구할 수 없는 희소가치를 가지고 있으면서 누구에게나 추천할 수 있는 양질의 제품을 선택한다. e-커머스에서 흔하게 접할 수 있는 대기업의 브랜드도 욕심이 나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 특이한 제품을 접하고 장기적인 계획을 세웠다.

“한국에서는 흔히 갑과 을의 관계로 불리지만 저는 함께 클 수 있는 파트너를 원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대표와 미팅은 아주 중요하죠. 그 사람만의 브랜드 철학과 가지고 있는 비전에 대해 듣습니다. 회사의 규모는 상관없어요. 파트너가 되는 순간 우린 팀으로서 일하기 때문에 일하는 스타일과 상호 간의 존중이 필요해요.”

또한 사라 리 대표는 미국의 소비자 특성에 대해서도 짚었다. 소비자들의 피부 타입, 톤, 인종의 다양성을 감당하기 위해 테스트 패널을 구성했다. 화장품에 대한 지식이 지나치지 않아 일반 소비자의 의견을 가늠하고 제품에 대해 열정적으로 피드백과 리뷰를 제공하는, K-뷰티를 모르는 사람들도 포함해 구성된 이 패널은 다양한 관점의 의견을 내고 ‘좋다’의 수준이 아니라 매일 쓰고 싶다는 반응이 나올 때 시장에 내놓는 것이다.

“최고의 찬사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시장에 내놓을 수 있는 화장품은 최고의 찬사가 따라다니는 제품이었으면 하는 것이 지나친 욕심일까요? 좀 깐깐하게 보일 수 있지만 저 역시 편견이 있을 수 있기 때문에 때론 가감없이 틀을 깨주는 이 작은 그룹의 의견이 아주 유용합니다. 콘셉트를 재해석하는 경우도 있고 브랜드사에 피드백을 공유해서 2차 제품을 새로 구성할 때도 있어요. 글로우레시피가 단순히 인큐베이팅 기업이라고 아는 사람들이 많은데 사실 유통과 마케팅을 모두 총괄합니다. 독점 브랜드 20개, 파트너사로 일사하는 벤더들이 30~40개 정도예요. 그 사이 제품수도 많이 늘어나고 진행 속도로 봐서는 더 늘어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사라 리 대표는 미국 소비자들의 성격을 잘 이해하고 있다. 합리적이고 복잡한 과정을 달가워하지 않는 미국 소비자들의 입맛에 맞춰 제품을 브랜딩하려고 노력하고 캠페인 또한 진행 중이다. 캠페인 이름은 ‘스키너테이먼트’. 스킨(skin)과 오락(entertainment)의 합성어로 피부 관리를 지겨워하거나 귀찮아하기 보다는 놀이처럼 즐겨주길 바라는 마음이 담겨있다.

“한국 여성들은 피부 관리를 즐거워하고 나를 위한 작은 투자라는 생각이 확고합니다. 이와 다르게 미국 여성들은 운동에 대한 생각이 그래요. 돈과 시간을 투자해 그만큼 건강하고 아름다움을 유지한다고 생각하죠. 전 미국 친구들에게 피부 관리도 다르지 않다는 것을 항상 말해줍니다. 피부 관리도 건강과 아름다움을 위해 일상에서 꼭 필요한 것이라고 말이죠.”

사라 리 대표의 가장 큰 강점은 여기에 있다. 소비자들을 잘 파악하고 그녀만의 레시피로 그야말로 구미가 당기는 단어를 만들어 낸다. 이 단어를 따라 빛을 못 보던 숨은 보석 같던 화장품들은 제 대접을 받고 새로운 카테고리, 트렌드가 생겨난다. 가히 글로우레시피는 트렌드 메이커라고 부를 수 있는 위치에 섰다. 앞으로의 그녀의 요리가 또 얼마나 많은 이들의 얼굴을 환히 빛나게 만들어 줄지 식탁에 앉아 기다리는 설렘처럼 기분 좋은 기대를 해본다.

이동미 기자  east@geniepar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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