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코스메틱 이원식 기자] 최근 중국이 한국화장품과 식품에 대한 통관 규제를 강화하는 등 한류를 제한하는 움직임을 보이는 가운데 우리 정부가 중국 내 우리 기업에 대한 다양한 형태의 규제에 대응하기 위해 관계부처 간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기로 했다.

중국은 실제로 올해 한국 식품과 화장품 등 소비재 규제를 강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정부의 명확한 입장 발표는 없지만 업계에서는 사실상 한국의 사드배치 결정에 따른 보복 조치라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중국국가질검총국 등에 따르면 올 들어 9월까지 한국산 식품과 화장품의 통관 거부는 148건으로 지난해 전체 130건을 넘어섰다.

국가질검총국이 올해 1~9월 통관을 거부한 전 세계 식품과 화장품이 2279건이라는 점에서 한국산 비중이 6.5%에 달했다. 이는 지난해 전체 통과 거부 건수 중 한국산 비중이 4.3%였던 것에 비해서도 급증한 수치다.

올 1~9월 이들 품목의 통관 거부 국가에서도 한국은 대만(583건)에 이어 2위다. 이어 미국(125건), 일본(116건), 프랑스(113건) 순이다. 통관 거부된 한국산 식품은 핵심 수출품인 김(41건)이 가장 많고 음료(24건), 과자(15건) 순으로 나타났다.

통관에 불합격한 한국산 화장품은 스킨, 로션, 에센스, 크림 등 기초 화장품(10건)이 가장 많았고 색조 화장품(4건), 세안제(2건), 마스크팩(1건)이 뒤를 이었다.

정부는 중국 측 조치에 대해 체계적이고 차분하게 대응해 나가야 한다는 입장이다. 국내 기업이 부당한 피해를 받지 않도록 국제규범에 어긋나는 조치에 대해서는 한중 FTA와 WTO 등 관련 규범에 따라 대응해 나갈 계획이다.

우선 산업통상자원부는 중국 현지의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는 판단 하에 대중국 통상현안과 현지 투자 기업의 애로사항을 점검하기 위해 지난 2일 한·중 통상관계 점검회의를 열었다. 이번 점검 회의를 통해 중국의 수입규제, 비관세장벽, 현지 투자 우리 기업에 대한 애로사항을 점검하는 한편 정부 차원의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이날 정부는 최근 중국 상무부의 한국산 폴리옥시메틸렌(POM)에 대한 반덤핑 조사 개시와 폴리실리콘에 대한 반덤핑 재심조사 개시 등에 대한 우리 업계 피해 가능성을 점검했다.

비관세조치와 관련해서는 화장품 통관, 농식품 검역 등 문제와 관광·문화·콘텐츠 분야 현안을 점검했다.

불합리한 조치에 대해선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세계무역기구(WTO) 등 양자 및 다자 채널을 통해 적극 대응하기로 했다. 또 관계 부처 간 공조를 통해 중국 당국에 공정한 조사를 촉구하기로 했다.

앞서 산업부는 장관 명의로 중국 공신부장과 상무부장에 합리적이고 우호적인 관점에서 우리 기업의 투자 애로를 해소해 달라고 요청하는 내용의 서한을 보낸 바 있다.

정부는 한중 통상관계 점검을 위한 관계부처 TF를 구성해 향후 정례적으로 개최한다는 방침이다. 통상추진위원회 내에 산업부 통상차관보와 관계부처 국장으로 구성된 '한중 통상 점검 TF'를 설치하고 필요하면업종별 단체와 업계 전문가가 참여키로 했다.

한편 화장품업계는 화장품산업을 직접적으로 겨냥한 보복 조치는 없었지만 실적 악화에 대한 우려와 향후 추가적으로 발생할 수 있는 악재에 대한 불안감이 증폭되고 있다.

일각에선 중국 현지 사업에 대한 시장의 지나친 걱정은 근거가 부족하다는 의견도 있다. 최근 나오고 있는 사드 보복 조치성 뉴스는 대부분 여행 산업과 엔터테인먼트 산업에 집중돼 있고, 중국 현지 화장품 사업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만한 소식은 전해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중국의 소비를 이끌고 있는 2030 소비자들을 겨냥한 차별화된 제품과 유통별 마케팅 전략 수립에 집중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이원식 기자  wslee6@geniepar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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