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노바기 반재용 원장

[주간코스메틱 이동미 기자] 바노바기 피부과 반재용 원장은 2001년부터 피부과 전문의로 15년을 일했지만 화장품 업계에는 뛰어들은 지는 9개월 차 접어든 새내기다. 하지만 1년이 채 되지도 않는 동안에 반 원장은 성공과 실패를 맛보고 밑거름을 다져 다시 도약하고 있다.

“코스메슈티컬 화장품이란 타이틀을 가진 브랜드는 많지만 진짜 과학과 의학적 기반을 바탕으로 하고 있는 제품은 많지 않습니다. 세계적인 화장품 기업들의 제품들이 최고라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 화장품은 감성을 판다라는 말에 어느 정도 동의하지만 보기 좋게 된 포장만이 끝이라고는 할 수 없습니다.”

바노바기에서 첫 인기 제품은 듀얼 크림이었다. 홍콩 TV프로그램에 직접 출연해 듀얼 크림에 대해 설명하며 쇄도하는 구매주문에 성공이란 성취감이 반 원장 열정에 불을 지폈다. 하지만 병원 경영 특성상 마케팅의 기본은 어느 정도 꿰고 있었던 것과 달리 유통에 대한 지식이 부족한 탓에 성공 라인을 길게 잇지 못했다.

“처음 제가 만드는 화장품은 제가 좋아하는 화장품이었습니다. 내 가족이, 친구와 지인들이 쓸 화장품이라고 생각하고 만드니 좋다고 생각하는 성분, 좋다고 생각하는 용기 등 욕심이 끝이 없었죠. 그러다 보니 가격 조절에 실패했습니다. 너무 좋은 화장품을 만든 탓이라고 생각하니 지금은 우습기도 합니다.”

이번 홍콩 박람회는 그렇기 때문에 반 원장에게 더욱 뜻 깊다. 부스 참가로는 4번째 박람회인 홍콩 코스모프로프는 지역 특성상 국제적인 성격이 강해 여러 나라의 바이어들이 손을 맞잡을 파트너사를 찾아 방문한다.

우연찮게도 반 원장이 처음 인연을 맺은 홍콩 바이어가 기회가 돼 현재 홍콩에 집중한 전략적인 마케팅을 펼치고 있으며 경영상으로 한국보다 홍콩이 여러모로 긍정적이라는 게 반 원장 생각이다. 바노바기는 현재 버스 광고를 시작으로 다음달 부터 지하철 광고 역시 시작될 예정이다.

반 원장은 이번 홍콩 코스모프로프에서 특히, 눈에 띄는 부스 디자인으로 호평을 받았다. 브랜드 특성상 강점으로 내세우는 과학적인 화장품이라는 것과 상대적으로 약점으로 잡히는 무겁고 딱딱한 이미지를 보완하기 위해 부드러운 핑크계열 부스와 의사 가운을 입어 눈길을 잡은 것이다.

제품으로는 라인업이 완성된 ‘인젝션 마스크’가 주력이 됐다. 또한 전체 가격을 30% 내려 박리다매를 취하더라도 보다 많은 고객을 만나 이름을 알리는 것을 목표로 잡았다. 이 역시 쓰디쓴 경험에서 나온 결정이라고 할 수 있겠다.

“화장품과 그 시장을 공부하기 시작하면서 우리가 너무 감성에 집중하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에 못내 아쉬웠습니다. 마케팅 포인트에 억지로 성분을 갖다 붙이는 것은 나쁘지만 제 고집으로 밀어붙인 첫 번째 마스크팩이 실패하면서 스토리텔링 역시 무시할 수 없다는 것을 깨닫고 선보이게 된 것이 인젝션 마스크입니다. 실제 일부 주사 성분을 함유하고 있는 것은 제가 만든 화장품엔 당연한 일입니다.”

반 원장은 화장품에 대한 애정과 열정으로 눈덩이를 굴리고 있는 사람이다. 자신의 철학을 고집하며 ‘좋은 화장품’을 만드는 얼음길에 몇 번이나 넘어지고 다쳤다. 하지만 험난한 과정에서 제대로 된 방향을 잡았고 부딪치며 값진 노하우를 얻었다. 지금까지의 실패들로 그의 눈덩이는 단단해지고 몸집을 불리고 있다. 홍콩 시장에서 본격 도약하는 반 원장의 바노바기, 얼마나 거대한 눈사람이 될지 많은 이들의 기대를 모은다.

이동미 기자  east@geniepar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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