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코스메틱 이동미 기자] 셀랩 오학식 연구소장(상무 이사)은 미국에 본사를 둔 ‘존슨앤존슨’에서 사원으로 입사해 임원까지 지내며 국내 회사보다 비교적 자유로운 외국계 회사의 시스템을 접했다.

오 소장은 주로 위생관리에서 업무를 맡다 변화를 추구하는 기업 특성상 보직 변경 후 우연히 신제품 개발팀에서 일하게 된다. 신제품 개발에 골몰하던 오 소장은 한국 화장품 시장에서 유아용 화장품이나 성인용 화장품과 달리 청소년 맞춤 화장품의 부제를 포인트로 짚었다.

특히 10대 청소년들의 대표적인 피부고민인 여드름과 각종 피부 트러블을 해결할 수 있는 제품을 만들고자 많은 미팅과 정보 수집 등 다방면으로 뛰었다. 그 결과 “깨끗하게, 맑게, 자신 있게”라는 획기적인 광고 문구로 청소년들에게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클린앤클리어’가 만들어진다.

오 소장은 “정말 재미있게 일했고 시간가는 줄 몰랐다. 높은 매출로 회사에서 인정받고 미국 본사에서 1년에 한 번 가장 훌륭한 팀을 심사하는데 아시아 최초로 선정돼 개발 팀원들과 그간 고생했던 수고가 빛을 볼 수 있어서 남다른 기억이다”라고 당시 일을 회상했다.

하지만 아쉬움이 남는 부분도 있었다. 클린앤클리어 개발 당시 모티브가 청소년 지성피부에 맞는 화장품으로 여드름 억제에 효과적인 살리실산이 메인 성분이었다. 살리실산은 살균력이 있으면서 지용성이기 때문에 많은 실험을 거쳐 제품화했지만 2%가 가장 이상적인 함유량과 달리 화장품 법규제로 완제품은 0.5% 함유율을 유지할 수 밖에 없었다.

오 소장이 존슨앤존슨 근무 당시 서플라이 체인(supply chain)으로 문을 닫은 일본, 대만, 호주에 제품을 생산에 역수출 하면서 각 나라의 문화와 언어를 공부했다. 뿐만 아니라 제약회사 판매가 아닌 화장품 컨슈머 그룹이 OTC제품을 취급하는 시스템으로 제약공부까지 두루 하게 되는 계기로 삼았다.

오 소장은 “다국적 기업의 시스템을 경험하면서 피부로 느낀 장점을 국내 기업에도 적용했으면 하는 바람이 막연하게 있었다. 마침 원료를 취급하던 지인으로부터 셀랩에서 사람을 찾고 있다고 전해들어 관심 있던 회사이기도 했기 때문에 선뜻 지원하게 됐다”고 말했다.

오 소장은 이제 셀랩에서 제2의 도약을 준비하고 있는 만큼 이번에 식약처에서 발표한 기능성 화장품 범위확대로 더 적극적인 개발이 가능할 것을 기대하고 있다.

화장품에 있어서 품질은 다른 어떤 조건보다 중요하게 여기는 오 소장의 확고한 생각은 셀랩 선대 회장의 가치관과 그 가치관을 뚝심 있게 지켜나가고 있는 박순옥 회장의 행보와도 길을 함께한다.

셀랩은 하드웨어 면에서 뛰어난 시스템을 가지고 있지만 상대적으로 약한 소프트웨어를 완성하기 위해 오 소장을 영입했다. 가장 시급한 사안이었던 CGMP 인증이 완료됐고 신 공장은 GMP 규격에 맞는 레이아웃으로 설계됐기 때문에 타 공장보다 교차오염 등 인증 시스템이 추구하는 바를 완벽에 가깝게 갖추고 있다.

현재 대기업은 대량생산 체계를 기본적으로 구축하고 있고 소기업은 한두 제품에 국한된 생산 시스템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셀랩은 다양한 제품군과 고객이 원하는 소량, 대량 생산을 모두 탄력적으로 소화할 수 있다. 결국 글로벌 OEM·ODM 회사로 성장하기 위해 갖춰야할 조건을 만족시키고 있다.

30년 이상 쌓인 셀랩의 지긋한 노하우와 입증된 실력가로 노련미가 돋보이는 오학식 연구소장과의 시너지가 한국을 넘어 세계를 놀라게 하길 기대해본다.

이동미 기자  east@geniepar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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