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희영 교수

[주간코스메틱 이동미 기자] "아나운서에서 교수로서 전문 교육인으로 일하는 것은 직업뿐만 아니라 이미지 전환도 필요했어요. 대본대로 말하는 아나운서가 온전한 자신의 지식을 전하는 교육인이 될 수 있기 까지 편견의 벽을 넘어서야 했죠. 밤새 공부하고 어디에서도 찾을 수 없는 저만의 생생한 에피소드를 만들어갔어요. 그 과정이 힘들기만 했다면 지금의 제가 아마 없었겠죠."
남들의 갈채가 쏟아지는 자리보다 도전하는 자리에서 배의 즐거움과 기쁨을 느낀다는 그녀는 인터뷰 내내 40대로서 살아온 인생의 이모저모에 대한 생각을 여과없이 이야기했다. 하지만 어쩐지 농담을 던지며 친근하게 웃는 모습에선 앳된 모습마저 보였다.

짧지 않은 동안의 공백기 끝 복귀
방송에 짧지 않은 공백기를 가진 장희영 교수는 지난해 12월 TV조선 시사프로그램 '신통방통'에 우연찮게 출연했다가 제작진의 제안으로 출연 2주 후부터 바로 진행을 맡게 됐다. TV조선 측에서도 선례가 없을 정도로 이례적인 섭외였다.
"어릴적엔 단순히 9시뉴스 데스크에 앉아 보고 싶었어요. 하지만 나이가 들면서 콘텐츠나 메시지를 직접 전달하고 싶다는 생각에 경제뉴스를 택했습니다. 한국경제TV에서 주식시황 방송을 했던 것 역시 이런 바람 때문이었고 스포츠처럼 실시간으로 변하는 주식시장을 즉흥적으로 중계하는 과정에서 많은 공부가 필요했어요. 방송 진행자로서도, 강의하는 교수로서도 더 전문적인 지식이 필요했기 때문에 경영학 대학원 석사 취득과 MBA까지 욕심을 부렸습니다. 후에 감사하게도 모교에서 기회를 줘 한양대에서 경영학부 겸임교수를 하게됐고 외환관리론과 국제경영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장희영 교수는 주중에는 패널로, 주말에 앵커로서 방송을 한다. 지금까지 해왔던 진행자의 역할보다 새로 도전하게 된 패널에 더 매력을 느낀다는 그녀는 도전에서 시너지를 얻는 타고난 욕심쟁이다.

방송인으로서 보람 있는 순간
“평생 기억되는 짜릿했던 순간은 이때였어요. SBS스포츠 채널에서 캐스터 일을 할 때였는데 당시 동아일보에서 인터뷰를 와서 여성 최초 마라톤 캐스터라고 하더라고요. 물른 사실확인은 안됐지만 전 겨우 20대였고 마라톤이 다른 스포츠와 다르게 변동사항이 많지 않아 원로 캐스터가 주로 맡아하던 중계였어요. 제가 이슈가 됐던 그때의 일은 밤잠을 한동안 설칠 정도였어요. 2박3일을 잠을 줄여가며 마라톤 동선 체크부터 시작해 주변의 건물과 애드리브를 열심히 준비했던 보람이 있었던 거죠.”
하지만 현재의 장영희 교수에게 있어 가장 보람된 순간은 의외로 소박한 데서 온다. 시청자들의 호응과 높은 시청률도 물론 유능감을 가져오지만 자주 못보는 가족들, 가까운 지인들이 방송을 보고 한마디씩 해주는 것이 그녀에겐 소소함 기쁨이다.

카메라에 얼굴을 담아야 하는 직업, 관리는?
카메라 앞에 서야하는 방송인으로서 피부관리 노하우를 물었을 때 거침없이 이야기하던 전의 모습과 달리 난감하다는 듯 웃으며 첫마디를 뗐다.
"반성합니다. 한번 공학도가 어디 못가나봐요. 프로의식을 가지고 피부관리도 받아야 마땅한데 아직 피부관리를 목적으로 피부과를 찾은 적이 없네요. 여름엔 로션, 겨울엔 크림 하나씩만 발라요."
노하우가 없다는 말에 재차 닦달하는 질문을 하자 장희영 교수는 한가지 덧붙였다.
"광고가 될 수 있겠지만 솔직히 말씀드리면 파코메리 제품을 5년째 쓰고 있어요. 파코메리 박형미 회장님을 행사장에서 우연히 만났는데 제품을 챙겨주신 적이 있었거든요. 아무 생각없이 썼다가 반해버렸죠. 그 후로 따로 구매해 꾸준히 쓰고 있습니다. 그래도 한번씩 욕심내 회장님께 신제품 나오면 보내달라고 졸라요. 덕분에 이번 동충하초 화장품 '경성 후'를 받아봤는데 '내 화장품 찾았다'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제 피부타입이 지성이라 겨울에는 촉촉하고 여름에는 산뜻한 화장품을 찾는데 계절을 타지 않는 화장품은 '경성 후'가 처음이에요. 반성할 만큼 피부관리에 무심했지만 그래도 내세울만한 나만의 피부관리법이라면 이렇습니다."

현재 위치에서 후배들에게 한마디
“사실 누구에게나 저는 똑같은 이야기를 합니다. 본질을 잊지 않는다면 실수하거나 길에서 이탈할 일이 없어요. 방송의 본질은 시청자를 위한 것이죠. 시청자에게 집중해 일을 한다면 방송인으로서 잘못된 길을 갈 수 없습니다.”
장영희 교수가 말하는 본질은 사람과 사람사이에도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이 기사를 읽는 사람이 어느 연령대라도 본질을 잊지 않았으면 합니다. 일에 집중할 때 내일, 사람에 집중할 때 내 사람이 생겨요. 어릴 때부터 본질을 안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지만 과욕 없이 진실되게 내 길을 걸을 때 온전한 내 것을 가질 수 있지요.”

시원시원하고 소탈한 모습이 매력적인 장희영 교수는 마지막으로 언젠가 기회가 된다면 사람을 만나는 방송을 하고싶다고 말했다. 비난하고 헐뜯는 자극적인 이야기보다 사람을 초대해 그 한사람의 진솔한 이야기를 들으며 방송하는 것, 방송인 장희영에게 유일한 꿈이다.

이동미 기자  east@geniepar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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