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코스메틱 김병훈 기자] 규제프리존 지역 내에 의료기기를 비의료인도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규제프리존 특별법 특례가 지난달 24일 발의된 가운데, 의사단체들이 이에 반대하는 성명서를 발표해 또다시 갈등을 예고했다.

대한의사협회(회장 추무진·이하 의협)는 지난 7일 ‘정부의 의료 규제프리존 추진 관련 의협 입장’이라는 성명서를 내고 “의료를 경제논리로 접근하지 말아야 한다”는 취지의 내용을 발표했다.

의협은 성명서를 통해 “특별법안에 규제프리존 내의 의료법인 부대사업 범위를 조례로 확대 허용하고 미용업자 등의 의료기기 사용 허용 등의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며 “보건의료가 경제 상업적 논리에 매몰돼 의료의 본질과 가치를 훼손할 뿐만 아니라 비의료인에 의해 국민의 생명과 안전이 위협받을 수 있다는 사실을 간과해서는 절대 안된다”고 밝혔다.

이어 “의료현장에서 필요한 실질적 규제개선이 아닌 국부 및 일자리 창출 목적의 맹목적 규제 완화는 보건의료의 왜곡현상을 초래하는 것은 물론 양질의 의료서비스 제공을 통한 국민의 건강을 증진하는데 그 한계를 드러내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새누리당 강석훈 의원은 지난달 24일 규제프리존 도입의 일환으로 ‘지역전략산업육성을 위한 규제프리존의 지정과 운영에 관한 특별법안’을 대표 발의한 바 있다. 이 특별법안 제65조 ‘공중위생관리법에 관한 특례’에 공중위생관리법 제8조에 따라 미용업을 개설한 자 및 제3항에 따라 미용업을 개설한 법인은 같은 법 제4조제4항에도 불구하고 보건복지부장관이 정하는 바에 따라 ‘의료기기법’ 제2조에 따른 의료기기 중 인체에 미치는 영향이 적은 의료기기를 사용할 수 있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이와 관련해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해외에서는 이미 일부 의료기기를 미용기기로 사용하고 있지만 국내에서는 사실상 불법”이라며 “따라서 이번 규제프리존 지역 내에서 특례로 적용해 시범적으로 사용해 보자는 취지”라고 말했다.

피부미용업계에 따르면 이번 특례법안에 담긴 ‘인체에 미치는 영향이 적은 의료기기’는 고주파, 저주파 자극기로 알려졌다.

한편 새누리당과 더불어민주당은 각각 성명서를 발표하고 대기업의 이·미용업 진출을 적극 반대한다고 밝혔다. 더민당 오제세 후보(청주시 서원구)는 지난달 28일 특별법을 제정해 법인의 미용업 진출을 허용하는 것은 공중위생관리법 본래의 입법취지를 무색케 하는 것으로 타당하지 않다고 밝혔다.

이어 더불어민주당 충북도당은 지난 8일 이·미용 대기업 진출 거부 기자회견을 가졌다. 충북도당은 “법안이 통과되면 대기업의 이·미용 진출이 전국으로 확산될 것은 불 보듯 뻔하다”며 “전국이 이·미용 규제프리존이 되는 것은 시간문제며 12만 이·미용업소의 생존권을 짓밟고 황페화시키게 된다”고 밝혔다.

새누리당 충북도당도 지난 4일 ‘선동정치로 여론을 호도하지 말라’는 제목의 성명서를 내고 일부 단체 몇몇 간부들이 동네미용실에 심각한 위협이 될 것이라고 주장하면서 특정 정당을 폄훼하는 것은 본말이 전도된 선동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새누리당 충북도당은 “오송 규제프리존 문제는 이미 이시종 충북지사와 충북도가 전혀 우려할 바가 아니고 지역 미용업계에 피해가 가지 않도록 이·미용 업계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해 추진할 계획이라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고 전했다.

또 새누리당은 또 관련 법안을 대표발의한 강석훈 의원은 이번 총선에 출마하지 못했고 19대 국회에서 통과되기란 여려 여건상 난망하고 폐기될 가능성이 농후하다고 밝혔다.

김병훈 기자  conkoko@geniepark.co.kr

<저작권자 © 제니파크,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