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주간코스메틱 박일우 기자] 화장품법을 위반해 광고업무정지처분을 받은 제품 중 상당수가 업무정지처분기간에도 지속적으로 광고를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화장품 불법 과장광고가 한 해 2만건이 넘게 적발되고, 그 수가 매년 5배 이상 증가하고 있는 실정을 감안할 때 행정처분의 실효성을 확보할 수 있는 강력한 사후관리체계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
감사원이 지난해 9월 22일부터 10월 17일까지 서울지방식품의약품안전청에서 광고업무정지처분을 받아 처분이 진행 중인 56개 업체의 266개 화장품에 대해 점검을 실시한 결과, 266개 제품 중 29%에 해당하는 76개 화장품이 계속 광고를 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 가운데 16개 업체 55개 제품은 자사 홈페이지를 통해, 14개 업체 29개 제품은 인터넷 판매사이트를 통해 광고업무정지처분 기간 중임에도 버젓이 광고업무를 지속한 것으로 확인됐다.
행정처분 대상 중 무려 1/3 가량이 이런 행태를 벌이는 배경은 가중처벌 조항과 일정 부분 관련이 있다. 화장품법에는 업무정지처분 기간 중 정지된 업무를 한 경우 제조업자 또는 제조판매업자의 등록을 취소하도록 돼 있다. 하지만 이 규정에 광고와 관련된 업무는 제외한다는 조항이 삽입돼 있다.
이에 따라 광고업무정지처분 기간 중 동일한 위반으로 적발돼도 등록취소와 같은 큰 벌은 받지 않는다. 먼저 1차 시정명령 처분을 내린 뒤 또 다시 이를 위반해 적발될 경우 판매제조업무정지 6개월에 처해진다. 하지만 실제 이런 사례는 거의 없다는 게 식약처 담당자의 설명이다. 결국 위반업체들이 법을 악용할 여지가 있는 셈이다.
이에 대해 감사원은 "광고업무정지처분의 이행여부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는 방안을 마련하고, 화장품 광고업무정지처분 기간 중 계속적으로 광고하는 화장품 제조판매업자 등에 대해 가중 행정처분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라"고 식약처에 통보했다.
불법, 과장광고에 대한 사전 예방시스템 정비를 요구하는 목소리도 높다. 자사제품에 대한 허위, 비교광고 등으로 피해를 입는 업체들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2009년 240여건에 불과했던 화장품 불법 과장광고는 매년 5배씩 증가해 2013년에 이미 2만건을 넘어섰다.
정부 당국이 지속적으로 감시.단속을 강화하고 있지만, 모니터링 시스템 미비와 인력부족으로 크게 실효성을 담보하지 못하는 형편이다. 이에 따라 불법.과장광고로 인한 소비자와 선량한 업체의 피해는 나날이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타사의 불법광고로 피해를 봤다는 한 업체 관계자는 "소비자의 안전과 화장품산업 발전을 위해 행정처분의 실효성을 강화할 수 있는 시스템과 규정을 조속히 마련해달라"고 당국에 호소했다.
한편 감사원은 위와 동일한 감사기간 중 표본감사 실시 결과 '화장품 제조판매관리자 사후관리 부적정하다'고 식약처에 통보했다.
감사원은 화장품 제조판매관리자를 등록한 4708개 업체 중 2013년 생산원가 1~6억원인 업체 462개를 대상으로 표본 조사한 결과 조사업체의 약 11%에 해당하는 53개 업체에 등록된 제조판매관리자의 실제 근무 여부가 불분명한 것으로 확인했다고 밝혔다.
감사원은 "식약처는 화장품 제조판매관리자가 실제 근무하면서 안전 확보 업무를 수행하는지 확인, 점검해야함에도 이를 소홀히 하고 있다"며 "제조판매관리자의 실제 근무 여부를 국민건강보험 가입 여부 등을 통해 확인, 점검해 위반업체에 대해 제재방안을 마련하라"고 권고했다.
박일우 기자 free@geniepark.co.kr
<저작권자 © 제니파크,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