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코스메틱 박일우 기자] 소문난 잔치(한중FTA)에 (화장품은) 먹을 것 없다는 표현이 딱 들어 맞는다. 지난 25일 한중 양국은 FTA 협정문에 가서명을 완료했다. 지난해 11월 10일 실적적 타결선언 이후 3개월 보름만이다. 가서명이 완료된 현재 한중FTA에 따른 화장품 분야 실익을 저울질해보면 얻은 것은 거의 없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되레 한중FTA 체결로 국내 중소기업이 앞날을 걱정할 처지가 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우선 관세 부분에서 우리나라는 거의 혜택을 받지 못하게 됐다. 정부 발표에 따르면 화장품은 14개(429개) 품목이 양허됐다. 하지만 본지가 한중FTA 공식사이트(www.fta.go.kr)에 올라있는 중국관세양허표(한국에서 중국으로 수출)를 통해 확인한 결과 치약, 구강용품 등을 제외하곤 관세인하 효과가 거의 없다. 알려진대로 기초화장품과 향수, 입술.눈화장용 제품류 등은 양허에서 제외됐고, 부분감축 품목들도 기껏해야 5년 뒤 현 관세에서 많아야 4% 정도 내려가는 수준이다. 사실상 한중FTA에 따른 관세인하 효과는 전무하다고 봐도 과언이 아닌 지경이다.
이에 반해 중국은 28개(679개) 품목이 양허됐는데, 중요한 것은 샴푸는 5년 뒤, 기초화장품은 10년 뒤 관세가 완전 철폐된다는 점이다. 이 말은 브랜드파워를 갖지 못한 국내 중소기업들이 10년 뒤엔 생존을 걱정해야 한다는 뜻이다.
세계 2위시장이라는 잇점을 앞세워 글로벌 화장품 기업으로부터 기술제휴 등 각종 혜택을 받아내고 있는 중국 화장품의 기술력이 10년 뒤 얼마나 성장할지 예측하기 어렵다. 나름 기술력으로 무장한 중국산 화장품이 저가 공세를 내세워 국내시장에 진출한다면 규모가 크지 않고 내수를 위주로 하는 국내 중소기업들이 버텨내기 어렵다는 게 업계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이에 대해 최근 퇴임한 대한화장품협회 관계자는 "현재 이슈가 대중국 수출에 몰입돼 있는데, 국내 중소기업드은 10년 뒤 미래를 지금부터 준비해 나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중FTA 주요 화장품 중국관세양허표(한국에서 중국으로 수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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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www.fta.go.kr
한중FTA 협정문 가서명 상반기 국회 비준동의 예정
비관세 부분에서도 크게 기대할 만한 상황은 아닌 것으로 판단된다. 지난해 본지가 보도한 대로(본지 제904호, 2014년 11월 24일자) 국내 기업들의 숙원 중 하나인 '시험기관(시험성적서) 상호인정'에 대해 양국 간 협의한다는 내용은 이번 협정문에 올라가 있다.
이와 관련, 식품의약품안전처 국제협력담당관 통상협력(T/F)팀 관계자는 "양국이 향후 시험기관 상호인정 부분과 관련해 협의할 수 있도록 근거를 마련하는 조항이 이번 협정문에 삽입돼 있다"며 "향후 이를 바탕으로 국내기업들이 염원인 비관세장벽을 낮출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뱕혔다.
하지만 이런 노력이 실현될 지는 의문이다. 우리나라는 근거를 마련했다는데 의미를 두지만, 자국산업 보호라는 명분 아래 화장품 관련 규제를 강화해나가고 있는 중국이 우리나라의 수출을 돕는 정책을 펼치진 않을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중국이 지난해말 규제를 한층 강화시킨 화장품법 조례안을 입법예고한 것도 이런 맥락에서 봐야 한다.
이런 지적에 대해 업계를 대변하고 있는 대한화장품협회 측은 "향후 어떻게 대응해 나갈지 내부적으로 협정문을 분석하고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가성명된 한중FTA 협정문과 관세양허표는 영문으로 정부 공식홈페이지(www.fta.go.kr)에 게재돼 있다. 품목별 관세양허에 대한 정보는 해당품목에 대한 HS-Code를 알면 홈페이지 양허표에서 확인할 수 있다,
박일우 기자 free@geniepar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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