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코스메틱 김유진 기자] 로제(ROSEE)화장품이 청초한 이슬을 머금고 다시 돌아왔다.

지난 90~2000대 초 십장생, 마자린, 환희, 크리시아 등 수많은 히트브랜드를 양산하며 시판시장을 호령했던 로제화장품.

시판 유통의 부활을 꿈꾸는 13인의 정예멤버들이 '에센스 명가' 로제화장품의 재건에 나섰다.

이들은 올해 1월 1일자로 소망화장품으로부터 로제화장품 관련 브랜드 권한을 인수하고 로제화장품 법인을 새롭게 등록했다.

새로운 로제화장품의 선두에는 조종현 대표가 있다.

조 대표는 지난 95년 로제화장품 신입사원으로 입사해, 밤낮으로 화장품 전문점을 누볐던 정통 영업맨.

로제화장품의 잃어버린 이름을 되찾아 과거 영광 재현에 나서겠다는 게 그의 의지다.

“로제화장품 새 출발은 인수 아닌 재도약이라 할 수 있습니다. 95년 입사해 20년 이상을 로제화장품과 함께 해 왔습니다. 그동안 수차례 부침이 있었지만 로제와 인연을 맺은 임직원들이 뜻을 모아 주주 또는 사원으로 함께 하면서 다시 부활의 발판을 마련한 것이지요.”

이제 한 회사의 대표로서 그의 감회는 남다르다.

1991년 설립된 로제화장품은 2007년 소망화장품에 인수되면서 별도 법인 형태로 운영되다가 2012년 소망화장품 사업부로 흡수된 후, 판매위탁만 맡았다. 그동안 소망화장품과 로제화장품은 제품력 상승효과는 얻었지만 부득이한 사정으로 인해 소망화장품이 2012년 9월부터 논의를 거쳐 로제화장품을 접기로 결정했다.

따라서 영업 직원들은 이직을 해야 하고, 또 대리점은 사업을 접어야 하는 처지에 놓이게 된 것이다. 조 대표의 고민을 깊어만 갔다. 10~20년 넘게 로제화장품과 살아온 대리점주를 나 몰라라 할 수는 없는 상황이었다. 게다가 그는 20여 년 동안 ‘로제맨’으로 살아오면서 정든 삶의 터전이기도 했다.

그는 대리점주를 만나기 시작했고, 대리점주는 그를 지지했다. 그리고 2013년 4월 로제화장품 부활을 선언했다. 대리점주는 로제화장품의 든든한 지원군이었다. 36개 대리점 가운데 이탈한 대리점은 단 한 곳도 없었다. 오히려 지금은 2개가 늘어 38곳이다.

조 대표는 “로제화장품은 애정을 가진 임직원 4명이 투자했지만 다른 회사로 안가고 로제화장품을 선택한 직원과 대리점 모두가 주주이고 가족”이라고 말했다.

판매법인 설립 당시 5년 후 인수하겠다는 뚜렷한 목표를 갖고 있었다. 그러다 지난해 모 업체의 인수 움직임이 보였으며 그렇게 되면 똑같이 총판 역할밖에 할 수 없다는 판단이 들었던 것이다.

이에 로제에 애정을 갖고 있는 임직원 일부가 십시일반으로 주주가 돼 인수에 나서게 됐다.

“시판이 끝났다고 하지만 아직도 2000여개의 전문점이 있습니다. 로제화장품의 모태는 시판인데다 대리점과 신뢰가 높습니다. 패밀리숍 정책을 강화하면서 시판과 충돌하지 않는 유통채널별 브랜드를 만들 겁니다.”

현재 그는 중간 브랜드가 힘을 모아 전문점을 활성화시키는 멀티숍도 구상 중에 있다. 이를 바탕으로 온라인, 면세점, 해외수출에 집중해 시판 비중을 70~80%에서 50%로 줄이고 온라인, 홈쇼핑, 해외 매출 비중을 20~30%에서 더 늘리면 시판 부분을 안정화시키면서 전체 매출 규모를 더 키우겠다는 야심을 다지고 있다.
이 외에도 조종현 대표는 신제품 개발에도 열정을 쏟을 예정이다. 기존 5개(십장생, 셀액티브, 오퍼스, 마자린, 로제 에코) 브랜드를 중심으로 기초라인을 강화하면서 메이크업과 헤어, 보디 제품을 추가한다는 방침이다. 여기에 중국 시장을 겨냥한 특화 브랜드도 개발할 계획이다.

그는 “로제화장품은 이미 25~26년의 노하우를 지니고 있다.”며 “기본 바탕에 오랜 세월 이어온 저력이 있다”고 자신했다. 이는 지금까지 해온 연속선상에서 한 단계 더 도약하면서 함께 성장하는 기업을 만들어나가겠다는 게 그의 포부다.

김유진 기자  toyoujin@geniepar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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