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철역에서 버스로 15분 거리. 아파트 단지를 등진 편도 1차로 도로가에 위치해 있어 사람보다는 차가 많이 다니는 곳에 자리한 조그마한 상가. 이곳 3층에 위치한 '김은영코스메틱'은 좋은 상권이 잘 나가는 숍의 필수 조건이라는 이론에 빗대면 일찍이 실패했을 숍이다.

게다가 그 흔한 에스테틱이나 피부관리실 대신 코스메틱이라니.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최악의 조건에 있는 이 숍은 하루 20명 손님을 받는 흔히 '잘 나가는 숍'이다. 그래서 직접 찾았다. 제법 쌀쌀했던 10월의 어느 날이다.

(사)한국피부미용사회 경기지회 이광옥 안양지부장이 운영하는 김은영코스메틱. 불황을 모르는 이유는 간단하다. 트러블 관리를 잘 하는 숍으로 입소문이 났기 때문이다. 외부지역 손님과 상권내 손님은 70:30 비율이다. 가깝게는 안양 내 다른 도시에서 멀게는 수원·서울·당진까지, 다양한 지역에서 이광옥 원장의 손맛(?)을 느끼기 위해 이곳을 찾는다.

특화 상품으로 단골고객 확보

김은영코스메틱의 인기 프로그램은 앞서 언급했듯 '트러블 케어'다. 관리 단계는 간단하다. 첫째, 달걀흰자로 클렌징과 마사지를 한 후 자체 제작한 곡물팩을 붙인다. 둘째, 올라온 트러블을 수기로 관리한다. 셋째, 재생크림을 바르고 진정 한방 베이스로 2차 곡물팩을 한다.

양념장이 맛집의 비결이듯, 곡물팩이 이 숍의 관리 비법인 듯싶어 곡물팩의 배합을 물으니 역시나 이광옥 원장은 "김은영코스메틱 핵심 비결이자 일급비밀이에요"하고 웃어 보인다. 하지만 핵심은 명확하다. 곡물팩이 얼굴에 오른 열을 가라앉히고 피부를 진정시키는 역할을 한다는 것.

이 원장은 "곡물은 아토피 피부에도 효과를 보일만큼 뛰어난 진정 효과를 발휘한다"면서 "다행히 11년간 쌓은 트러블 관리 노하우와 곡물팩이 시너지 효과를 발휘해 빠른 개선 효과로 이어졌고, 개선 효과를 본 고객이 또 다른 고객을 데려오는 선순환 구조를 낳았다. 감사할 따름"이라고 말했다.

장기적인 관계 구축 중시

빠른 개선 효과 다음으로 중시하는 것은 고객과의 장기적인 관계 구축이다. 물론 모든 관계는 고객을 대하는 진심어린 마음에서 시작된다. 일례로, 이 원장은 모든 손님에게 홈케어 병행을 권하지만, 제품 판매는 하지 않는다. (지성)트러블 피부는 많은 것을 바르기 보다는 최대한 적게 바르는 것이 좋다는 지론에서다.

대신 오이팩, 세안법 등 필요한 피부관리 상식을 알려주고, 트러블 상태가 심한 고객에게는 '이광옥표' 비타민 스킨을 만들어서 서비스로 제공한다. 트러블 관리 가격을 저렴하게 책정한 것도 같은 이유다(4회 10만원).

이 원장은 "트러블 피부는 장기적인 관리가 필요하다"며 "단기간 이익만 생각하기 보다는 고객이 오랜 시간 우리 숍을 믿고 따라 올 수 있도록 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후배 관리사 양성에 일조

이광옥 원장은 최근 새로운 목표를 세웠다. 관리사들에게 관리 비법을 전수하고 교육시켜 지역별로 제2의 김은영코스메틱을 만드는 일이다. 고객들에게 1시간 관리받기 위해 타 지역에서 먼 길을 와야 하는 수고를 덜어주고 싶은 마음도 작용했다.

이 원장은 "피부관리는 사치가 아니라 자기 자신을 위한 필수 투자다. 꾸준히 받는 게 중요하다. 우리 숍이 아니더라도 상관 없다"면서 "고객들에게 집에서 다니기 편하면서도 금액 부담이 없고, 효과 좋은 곳이 있다면 꾸준히 다니라는 말을 해주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에스테틱은 현대 시대에 꼭 필요한 유망직종이다. 단 자신만의 노하우를 찾아야 성공할 수 있다. 나만의 노하우를 공유해 좋은 후배를 양성하는 데 일조하고 싶다"는 희망을 내비쳤다.

미용기기 합법화에 대한 의견도 피력했다. 이 원장은 "우리나라만 유독 피부관리실의 기기 사용을 막고 있는데, 이건 우리나라 미용인들의 슬픈 현실이자 국제적으로 부끄러운 일"이라며 "과거 첫 위생교육에서 한국피부미용사회중앙회 조수경 회장님이 피부미용 국가자격 신설을 위해 노력하는 영상을 보고 느꼈던 감동을 아직도 잊을 수 없다. 존경하는 조수경 회장님을 도와 미용기기 합법화를 실현시켜나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말로 방점을 찍었다.

인터뷰가 끝나고 관리실을 둘러보던 기자의 눈에 고객카드 보관함이 눈에 띄었다. 카운터 옆에 놓인 보관함에는 노란색 고객카드 수백장이 ㄱ~ㅎ 순으로 빼곡히 들어차 있었다. 이 원장은 "고객들이 가지고 다니기 불편할까봐 따로 보관했어요"하고 웃어보였다. 가을 하늘은 청명했고, 마음은 시원했다.

<김은영코스메틱 개요>

·원장: 이광옥
·연락처: 031.388-5583
·위치: 경기도 안양시 동안구 관양동 1409-2
·평수: 50평
·배드수: 11개
·특징: 여드름 케어, 곡물팩

염보라 기자  bora@geniepar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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