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의 계절인 여름이 왔다. 여름의 태양은 모든 생물들에게 활력을 주고 즐거움과 포근함을 동시에 안겨주며 심신의 큰 영향을 미치기도 한다. 그러나, 햇빛은 이러한 긍정적인 측면 외에 화상, 각종 광과민성 피부질환, 백내장, 피부암 등의 발생과 피부 노화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 최근에는 햇빛 알레르기를 비관해 헬무트 콜 전 독일 총리의 부인 한나로네 여사가 자살을 했다. 햇빛의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자외선이 특정인에게는 얼마나 심각한 것인지 단적으로 나타내는 대목이다. 여름철 수영장이나 해변가에서 선탠을 즐기는 사람들을 자주 볼 수 있는데, 전문가들은 "선탠은 하지 않는 것이 좋다"라고 지적한다. 햇빛은 비타민D를 합성시켜 골격을 튼튼하게 한다고 흔히 알고 있지만, 선탠이 아닌더라도 충분히 생성된다는 설명이다. 햇빛에 노출되는 피부는 수분이 증발하게 되고 건조해지기 쉽다. 이 때, 잔주름이 생기고 피부의 이완으로 탄력성이 줄며 각질층이 두꺼워져 노화현상이 촉진된다. 또 멜라닌 색소가 증가, 주근깨와 기미가 발생해 피부도 검게 변한다. 상태가 심해지면 모세혈관이 확장하고 짧은 시간에 급격히 노출되면 빨갛게 피부가 부어오르고 화끈거리며 따가와져 물집이 잡힌다. 자외선은 A, B, C로 분류하나 자외선 C는 지구의 오존층에서 모두 흡수되고 우리가 보는 햇빛에는 자외선 A와 B만이 포함돼 있다. 햇빛에 의한 모든 피부 변화들은 자외선 B에 의한다. 이호균 드림피부과 원장은 "우리가 흔히 얘기하는 햇빛 알레르기의 원인이 햇빛이 아닌 경우가 많다"라며 "햇빛으로 인해 발생하는 이러한 질환을 전문 용어로 광과민 질환이라 부른다"고 설명했다. 광과민 질환은 햇빛에 노출되는 부위인 팔, 목, 이마, 뺨 등에 피부병이 생기며 대표적인 것으로 색소성건피증이란 병이 있다. 이 병은 자외선에 의한 DNA의 손상을 복원하지 못해서 생긴다. 또 부정맥 치료제인 아미오다론(Amiodarone), 일부 이뇨제, 소염진통제 등의 약을 복용하면 햇빛(자외선)을 받은 부위에 화상을 입거나 습진이 생기는 광접촉피부염이란 것도 있다. 이 질환은 먹는 약 외에도 무화과의 잎즙이나 미나리과의 식물, 향수, 콜타르와 같은 물질들이 피부에 닿으면 피부병이 생기기도 한다. 이원장은 "이러한 피부질환은 예방이 최선"이라며 "선크림을 항상 휴대해 2∼3시간 간격으로 계속 덧바르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선크림은 현재 기능성 화장품으로 분류되며 SPF(자외선 차단 지수) 5, 15, 25 등의 숫자가 명기돼 시판되고 있다. 이는 자외선에 노출됐을 때 피부변화가 오는 시간과 차단제를 바른 후 오는 피부변화시간을 나눈 수치다. 예를 들어, 피부가 자외선에 노출돼 5분만에 가렵거나 붉어지는 사람은 자외선 차단지수 15인 제품을 사용할 때 5×15, 즉 75분간 유효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러한 차단제는 외출하기 2시간 전부터 바르는 것이 좋으며 물과 땀에 의해 쉽게 지워질 경우에는 2∼3회 덧발라야 한다. 전문가들은 최소 SPF 15이상의 제품을 사용하도록 권하고 있다. 이러한 광과민 질환외에도 원래 있던 피부병이 자외선을 받아 더욱 악화되는 광악화성 피부질환이 있다. 단순 포진, 다리어병, 많은 수의 자가면역 질환 등이 이에 속한다. 또 특발성으로 자외선을 받으면 두드러기가 발생하는 일광 두드러기, 습진이 발생하는 만성 광선 피부염, 물집이 발생하는 하계 수포증, 종두상 수포증, 여러 형태의 발진이 생기는 다형 일광 발진 등 여러 종류의 질환이 있다. 이원장은 "얼마전 외신에서 콜 총리 부인이 1993년 페니실린 치료 후 발병해 최근 목숨을 끊었다는 소식을 접했다"라며 "이런 질환의 치료 방법은 우선 햇빛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다양한 원인을 제거하고 자외선 노출을 피해 외출을 삼가고 실내 생활을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원창연 기자>

  webmaster@geniepark.co.kr

<저작권자 © 제니파크,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