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품 안전용기와 관련한 화장품법 개정 법률안이 통과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국내 화장품 업계가 큰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서 안명옥 의원(한나라당)이 대표 발의한 화장품법 개정안이 법안심의소위원회의에서 위원회 본안으로 넘어가 통과되는 수순을 앞두고 있다고 식품의약품안전청 관계자가 밝힘에 따라 늦어도 내년 초에는 정식 개정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에 따라 국내 업계는 대책 마련에 부심하면서도 국내 사정에 맞지 않는 법률안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안 의원이 발의한 법률 개정안은 △안전용기와 포장에 관한 정의규정을 신설하고 △어린이의 중독 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화장품의 제조업자나 수입업자가 그 제조 또는 수입한 화장품을 판매할 때 안전용기와 포장사용을 의무화 하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 이에 대해 국내 업계 관계자들은 내년에 국회에서 통과되면 당장 2006년부터 법률이 시행되게 되므로 제조 및 수입업계로서는 상당한 규제 및 비용부담을 유발하게 된다며 적용 제품의 범위가 얼마나 될 것인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개정안에는 △안전용기·포장을 사용해야 할 품목 및 용기·포장의 기준 등에 관하여는 보건복지부령으로 정한다고 돼 있다. 따라서 개정 화장품법이 공포된 후 1년 안에 시행령 등 하위법이 어떤 방향과 내용으로 가닥이 잡히느냐에 따라 화장품업계로서는 추가 비용부담의 폭이 늘 수도 줄 수도 있는 상황. 최초 발의 당시부터 이미 지적된 내용이지만 업계에서는 이 법률 개정안이 얼마나 실효성이 있고 과연 국내 상황에 적합한가를 놓고 의견이 분분하다. 만의 하나라도 사고가 있어서는 안 된다는 점에서 보면 필요한 법률이지만 지나친 규제로 너무 앞서가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작지 않은 것. 한 국내 제조사 관계자는 “안전용기·포장에 관해 법률로 지정하고 규제하는 나라는 전 세계에서 미국밖에 없다”면서 “그나마 제품에 적용할 안전용기 장치 또한 특허권 때문에 전량 수입해 들여와야 한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미국에서도 이 규정의 적용을 받는 제품은 제한돼 있다. 점도 100sus 이하, 탄화수소 함유율 10% 이상인 제품에만 안전용기·포장을 적용하게 돼 있어 사실상 베이비로션류 등 일부 제품만 해당된다. 따라서 다국적기업에서 내놓고 있는 관련 화장품의 경우 같은 제품일지라도 미국과 다른 국가의 용기가 다르게 출시되고 있다. 이미 비슷한 내용을 담고 있는 품질경영및공산품안전관리법 개정안이 산자위에서 가결돼 지난 9월 본회의를 통과했고, 산자부가 어린이보호에 초점을 둔 안전검사기준을 시행함에 따라 화장품 안전용기·포장은 비껴갈 수 없는 사안으로 굳어지고 있다. 이에 따라 업계 관계자들은 안전용기·포장을 사용해야 할 품목과 용기·포장의 기준이 지나치게 폭넓거나 불명확한 내용을 담게 될 경우 혼란과 추가 비용지출이 있을 수 있다며 세부 규정이 합리적인 방향으로 마련돼야 한다고 밝히고 있다. 한 OEM사 관계자는 “적용할 제품의 경우 내용물과 점도 등에서 안전에 심각한 문제가 있는 것으로만 범위를 제한해야 한다”면서 “안전용기·포장의 기준의 경우 무조건 수입하는 것이 아니라 자체 개발할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한다”고 밝혔다. 화장품 시장은 위축돼 있는데 규제만 늘어나고 있다는 한숨과 함께 해가 거듭될수록 기업 경영여건이 악화되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417호 3면) - 이봉구 기자 viewsion@csmt.co.kr

  webmaster@geniepark.co.kr

<저작권자 © 제니파크,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