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환경에 따른 자연스런 변화가 아니라 메이커 입맛에 맞는 인위적인 시판 개편은 결국 국내 화장품유통산업의 퇴보를 가져올 것이다." “전문점의 생존권이 달려 있는 상황에서 가만히 앉아서 당하고 있어서는 안 된다." 태평양이 강도높게 추진하고 있는 P&F 프로젝트"를 놓고 일부 전문점을 중심으로 대응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태평양 제품에 대한 집중도를 높이고 흐트러진 가격질서를 잡기 위한 방안으로 브랜드숍과 직거래숍 위주의 시판정책을 펼칠 것이라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여기에 동참하지 못한 전문점들은 거센 반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들은 생존까지 위협받는 상황에서 앉아서 당하고 만 있을 수 없다는 입장이다. 특히 초저가 브랜드숍의 시장잠식과 이로 인한 고객 이탈현상도 확대되고 있어 전문점의 입지는 갈수록 줄어드는 상황에서 태평양 시판정책은 결국 전문점 시스템의 급격한 붕괴와 중소업체의 퇴출로 이어져 전체 산업을 후퇴시킬 것이라고 보고 있다. 이에 따라 유동인구가 많은 중심상권 내의 전문점과 프랜차이즈 가맹점들은 인근 태평양 P&F숍의 오픈매장에 대한 움직임과 유통가에 떠돌고 있는 태평양 영업정책을 예의주시하며 향후 대응방안을 나름대로 준비하고 있다. 서울 봉천동의 한 전문점주는 “이달 말, 인근 한 매장에서 태평양 F숍을 오픈 한다는 소문이 일면서 이 일대 전문점에서 태평양 제품 판매방식에 대한 논의를 벌이고 있다"며 “이에 대한 대응론으로 오픈시점에 맞춰 태평양 제품의 대대적인 할인 등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일시적인 방편일 뿐 현실적인 한계도 있고 실효성이 떨어지기 때문에 별다른 묘책을 마련하고 있지 못한 상황이다. 일부에선 태평양 P&F숍 정책이 점주의 공감대를 얻기에는 다소 부족한 면이 많아 시간을 갖고 지켜 보자는 신중론을 펼치고 있다. 대구 동성로 한 전문점주는 “가격 할인같은 구태의연한 방법으로는 더 이상 현 흐름을 돌리기엔 무리가 따른다"며 “이제 화장품 유통가에 선수들만 남아 있는 현 상황에서 태평양에 일방적으로 끌려가지 만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들도 일부 전문점이 제기하고 있는 태평양과의 맞대응은 현상황에서 쉽지 않을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이유는 역시 명분이 없다는 점 때문이다. 유통채널의 다변화와 시장상황의 급변화로 국내 시판유통구조도 당연히 이에 편승 변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다만 메이커가 나서서 인위적인 구조 개편을 단행하기보다는 자연스런 시장변화을 유도했어야 했다는 지적이다. (391호 8면) - 김유진 기자 toyoujin@cs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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