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념일 많은 5월을 맞아 전문점 경기가 어느 정도 회복되나 싶더니 윤달이 복병으로 등장했다. 오는 23일부터 윤달이 시작되면서 전문점 경기가 다시 주춤거리고 있다. 4년에 한번씩 돌아오는 윤달에는 결혼식을 올리거나 이사를 하지 않는다는 풍습으로 인해 신부세트 판매가 눈에 띄게 줄어든 것. 신부세트 자체가 고가인 만큼 다양한 판촉물을 걸고 판매에 집중하고 있지만 결혼식 자체가 줄어든 만큼 매출 감소는 필연적인 것. 잠실 지하상가에서 전문점을 운영하는 P 사장은 “고정 고객을 관리하는 이유 중 하나가 신부세트 때문”이라며 신부세트 판매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하지만 “윤달 때문에 5월 중순을 넘기면서 눈에 띄게 신부세트 판매가 줄어들고 있다”고 매출 감소를 하소연했다. 상도동에서 전문점을 운영하는 C 사장도 “최근 들어 신부세트를 찾는 손님이 많이 줄었는데 아무래도 윤달 때문인 것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유통 전문가들은 윤달 때문에 발생하는 이런 매출 감소는 시장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윤달 때문에 결혼 시기를 미루더라도 결국은 올 가을이나 내년 봄에는 결혼을 하게 된다는 것. 결국 매출이 감소하는 것이 아니라 일시적으로 연기될 뿐이라는 설명이다. 윤달로 인해 파혼이 되지 않는 한 전문점에 미치는 영향은 없다는 것이 이들의 중론이다. 실제 고속버스터미널에서 전문점을 운영하는 L사장은 “윤달 때문에 매출이 감소한 것은 사실이지만 6월 20일이 넘으면 다시 회복되지 않겠냐”며 낙관적인 자세를 보였다. 또 “결혼이야 올 봄에 못하면 가을에 할 것이고, 가을에 못하면 내년에 할 것이기에 고객관리만 철저히 하면 결국은 우리 손님”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영세한 전문점들의 경우 윤달로 인해 느끼는 체감 피해가 대형 매장에 비해 차이가 많이 나는 것으로 드러났다. 현금을 마련하지 못해 임대료 갚기에도 급급한 현실에서 한달에 가까운 윤달이 길게만 느껴지는 것이다. <최철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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