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년보다 20~50% 감소 유통질서 갈수록 흐려져 유통라인 슬림화 기대 가장 얼어 붙었던 한해였다. 매출은 전년대비 평균 20~50% 정도로 마이너스 신장했고, 모든 유통 채널이 극심한 정체 현상 속에 헤맸던 1년이었다. 지난해 월드컵 이후부터 극도의 침체를 걷고 있는 화장품업계가 국내외 경기의 불황 탓에 더욱 더 난황을 겪었다. ‘바닥까지 왔느냐’는 말들이 쏟아져 나올 만큼 더 이상의 추락을 막기 위해 올 한해 화장품업계가 안간힘을 썼다고 표현해야 적절할 것 같다. 태평양이 9월까지 전년대비 0.74%(8천3백17억원) 성장하는데 그쳤고, 나머지 기업들은 대부분 전년대비 마이너스 성장하고 말았다. 상위 주요 5개사의 직판에서도 11월까지 전년대비 42%가 감소하는 등 조직들이 무너진 현상들이 곳곳에서 확인되고 있어, 내년에도 직판은 매우 고전을 면치못할 전망이다. 더욱 업계를 어둡게 하는 것은 매출하락뿐만 아니라 유통질서가 더욱 흐려졌고, 중간 유통라인이 심하게 흔들리고 있다는 점은 심각한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특히 인터넷 쇼핑몰로 인한 가격질서의 붕괴로 인해 앞으로 정상적인 가격 정책을 잡기가 힘든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화장품 전문점에서는 브랜드력을 갖춘 제품보다는 전혀 들어보지도 못한 제품을 마진에 의해 권매하는 기이한 현상이 급증하고 있어 앞으로 화장품 업계가 시급히 해결해야 할 숙제로 떠오르고 있다. 이러한 어려움으로 인해 올 연말 인사나 조직개편에서는 오랫동안 화장품업계에서 몸담았던 많은 임원급들이 떠났고, 연중 많은 책임자급 임원들이 옮기거나 이직해야만 했다. ‘2003년=한방’이라고 표현할 만큼 한방 제품 출시가 봇물을 이루었다. 태평양 설화수의 폭발적인 인기에 힘입어 LG생활건강의 수려한, 코리아나화장품 자인, 한불 화장품의 비원, 려홍, 고세코리아의 설기정 등이 올해 출시돼 한방화장품 시대를 본격화시켰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아마도 더 이상 추락할 수 없을 만큼 힘든 한해를 보냈다”며 “비교적 올 한해 유통라인이 많이 슬림화됐기 때문에 내년에는 탄력을 받고 일어설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그는 또 “한방화장품이라는 틈새시장을 발견했듯이 내년에도 새로운 돌파구가 생길 것을 확신한다”고 말했다. 힘들고 지쳤던 한해가 저물고 있다. 새해에는 몇 년간 계속된 불황을 벗어나 ‘해피한 화장품 업계’가 되길 희망해본다. (367호 12면) - 신연종 기자 samsam21@cs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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