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화장품 OEM 및 ODM 업계 또한 계속되는 경기 침체로부터 자유롭지 못한 상황이다. 올 상반기 주요업체들의 실적만 봐도 5~20% 가량 매출이 감소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그뿐만이 아니다. 신규업체들이 계속적으로 시장에 참여하면서 산업 자체의 경쟁구도 또한 심화되고 있다. 현재 약 25곳 가량의 업체가 이 시장을 놓고 다툼을 벌이고 있는 형국이다.
국내 OEM·ODM 업계는 올 들어 새로운 전기 또는 전환적 갈림길을 맞고 있다. 물론 지난해도 시장 사정이 어렵기는 마찬가지였지만 올해와는 전혀 다르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중위권 그룹에 속하는 한 OEM·ODM 업체 관계자는 “작년은 비록 불황이었지만 소형업체들의 경우 어려운 가운데 매출 급신장 기조를 이어갈 수 있었고, 상위권 업체들 또한 신장세를 유지할 수 있었다”고 말하고 “올 들어서 메이커들의 주문량이 급감하면서 목표치에 크게 미달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며 한숨을 내쉰다.
상위권 업체들은 그간의 볼륨에 미치지 못하면서 매출이 감소세로 돌아서고, 매해 매출이 100% 이상씩 급신장하던 신생 업체들의 경우 중요한 성장시기에 가물거나 구름이 햇빛에 가려지는 것과 같은 타격을 입게 된 것이다.
여기서 비롯된 악순환의 하나로 고질적인 가격 할인 문제가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파이가 줄어든 상태에서 저가를 내세워 수주에 나서는 경우가 늘고 있는 것이다. 이 같은 상황은 업체 간 출혈경쟁 초래와 함께 OEM·ODM 업계 전체의 품질에 대한 신뢰를 떨어뜨리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사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이런 상황을 악용해 무리하게 단가를 낮추는 고객사도 있다”면서 “실제로 경쟁사에서 단가를 절반 가까이 낮추는 바람에 일을 빼앗기기도 했다”고 밝혔다.
신규사업·수출증대 승부수
이런 상황을 타개하기 위한 업계의 노력 역시 다방면으로 펼쳐지고 있다. 업체 규모나 기업 특성에 따라 다소 차이는 있지만 공통적으로 신규사업 진출, 틈새시장 개척, 해외사업 강화 등의 양상을 보이고 있다.
한국콜마는 제약사업을 본격 가동하면서 화장품과 더불어 명실상부한 수익 엔진으로 키워나가겠다는 전략이다. 아울러 화장품과 제약을 연계한 코스메슈티컬 개념의 화장품으로 시너지 효과까지 노리고 있다. KGMP 승인까지 받은 이 같은 노력은 최근 들어 국내외로의 판매가 늘어나면서 결실을 맺고 있다는 평가다.
코스맥스는 인터코스와의 제휴를 발판으로 국내 색조 화장품 시장에서 입지를 굳히는 동시에 해외 사업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특히 중국 합작법인 설립 및 세계 굴지의 화장품 회사와의 OEM 생산 계약이 가시화되면서 향후 전망을 밝게 하고 있다.
상위 업체들의 이 같은 움직임 못지 않게 중위권 OEM·ODM 회사들의 발걸음도 바빠졌다. 코스메카코리아는 지난달 수출 인큐베이팅 및 수출 고도화 사업 지원대상 업체로 선정되면서 수출 확대에 적극 나서고 있다. 특히 복합기능성 화장품 개발에도 주력하면서 제품에서의 차별화를 앞서 이뤄낸다는 전략이다.
지난해 출범한 하나코스는 짧은 연혁에도 불구하고 기술력과 품질관리 능력을 밑천으로 국내외 메이커들을 대상으로 활발한 영업을 전개해 1년 새 600%의 매출 신장이 기대되고 있다. 파우더류와 기초 제품류에서 국내 최고라는 수식을 스스럼 없이 쓰면서 자사만의 색깔을 강조하는 전략이 어느 정도 먹혀 들고 있다는 평가다.
나우코스는 국내 화장품 업계로서는 신대륙이나 마찬가지인 중동지역에 대한 색조 및 바디 향수 제품의 수출을 늘리고 있다. 또한 최근 혜성처럼 등장해 주목을 받고 있는 유통업체의 제품 생산 및 내용물 충진 등 수익 사업에 적극 힘쓰고 있다.
기술·품질관리 더 힘써야
한편 이 같은 움직임이 단지 현재의 어려움에서 탈피하기 위한 긴급 처방에만 머물러서는 안 된다는 지적도 힘을 얻고 있다. 경기가 어려워지면 연구·개발 예산이 감축되고, 각종 비용이나 원가를 줄이려고 하는 것이 기업의 생리인 만큼, 이 시기가 국내 화장품 OEM·ODM 업계의 미래 경쟁력을 좌우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물론 각 업체마다 최고의 기술력을<webmaster@geniepar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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