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일제당의 엔프라니도 고가 전략을 구사하고 있는 브랜드. 제일제당은 프랑스, 미국, 일본과 공동연구를 통해 개발한 엔프라니를 내놓고 고가 시장에 뛰어들었다. 이 제품은 피부 자체의 수분 보유 능력과 탄력을 강화, 고기능성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스페셜 케어와 에센스, 크림류가 9만원대에 판매될 예정이다.

이들 제품은 모두 기능성을 지향한다는 점과 선별거래를 통해 판매된다는 공통점을 지니고 있다. 로제화장품의 경우 선주문을 통해 제품을 판매, 재고 부담을 줄이고 회원관리에 충실한 전문점을 중심으로 선별거래를 실시하고 있다. 철저한 고객관리를 통해 재구매를 유도함은 물론, 고급스런 이미지를 유지한다는 전략이다. 엔프라니는 전국 3천개 전문점에만 한정공급함으로써 가격질서 확립에 나설 계획이다.

특히 두 브랜드는 수입제품을 대체할 만한 브랜드라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제품력은 물론, 가격면에서도 수입브랜드에 결코 뒤지지 않는다는 것. 선별거래를 실시하는 이유도 가격을 안정화시켜 고품질 브랜드의 이미지를 심기 위해서다.

코리아나가 내놓은 오르시아 60데이즈 프로그램과 한불화장품의 ICS 프로비타 D3도 단일품목으로 10만원에 육박하는 가격대를 형성, 고가 고객몰이에 한몫하고 있다. 이와 함께 최근 붐을 이루고 있는 수입화장품의 전문점 진출도 고가 추세를 부추기고 있다. 라미화장품이 들여온 알비온은 링클 제품 하나가 10만원대를 유지하고 있으며 에스까다 코스메틱의 인텐시브 퍼밍 콜라겐 프로그램도 13만원을 호가하고 있다.

이같은 현상에 대해 업계의 한 관계자는 “화장품법 고시 이후 기능성을 지향하는 제품 개발이 두드러지면서 원료가 고급화되고 이에 따라 원가가 상승, 판매가격이 올라갔다”며 “그러나 소비자들이 저가품보다 고가제품을 신뢰하는 경향이 강하다는 점도 무시할 수 없는 이유”라고 말했다. 고가 제품 출시붐이 꼭 업체만의 책임은 아니라는 얘기다.

전문점주들의 태도 역시 고가 행진을 가속화시키고 있다. 전문점주들의 경우 고가제품이 고마진을 보장하고 선별거래를 통한 가격 안정을 유도한다며 환영하고 있는 분위기다. 또 제품력을 통해 재구매 고객을 양성하고 전문점의 이미지를 제고시킨다는 점에서 고가제품을 선호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학가에서 대형전문점을 운영하고 있는 한 점주는 “1, 2만원대 제품을 구입하는 유동고객으로는 수익을 맞추기가 어려워 10만원 이상의 고가품을 구입하는 고객 확보에 힘쓰고 있다”며 “특히 고가품목은 거점영업을 통한 고마진 확보가 매력”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최근 불투명한 경기전망이 이어지고 있으며 전문점을 찾는 고객들이 대부분 서민층이어서 이같은 추세는 어느 정도 안정곡선을 그린 후에 더 이상 상승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 또한 고가 제품 대부분이 기능성을 표방하고 있어 기능성 심사를 제대로 거친 후에야 정확한 가격을 책정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이와 함께 최근 수입업체들의 폭리 취득이 이슈로 대두되면서 국산화장품의 고가행진에 제동을 걸고 있다. 수입업체에 겨눠진 화살이 언제 국내 업체로 돌아올지 모르기 때문이다. 이런 추세를 고려할 때 무분별한 가격 올리기보다는 양심적인 가격 책정에 주의를 기울여야 할 것으로 보인다. <유시현기자>

  webmaster@geniepark.co.kr

<저작권자 © 제니파크,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